어제 늦게 캠핑장에 도착해
피곤해서 대충 라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우리가 없는 동안 옆사이트에 들어온 사람들이
수프를 좀 주어서 찬밥과 함께 먹었다.
우리 입맛에는 그리 맞지 않지 않기는 했지만 호의로 받아먹었는데
이 분이 우리가 맛있게 먹는줄 알았는지
'no thanks'라고 해도 자꾸 주어서 결국 남길 수 밖에... ㅠㅠ
알고보니 수프를 챙겨주는 여자분이
좀 취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 옆 사이트 사람들이 떠날 준비를 한다.
인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웬일인지 눈길을 피한다.
어제 수프를 남겨서 그런 것일까?
음... 말이라도 잘 통하면
가서 뭐라고 쏼라쏼라~ 하며 풀면 되는데,
어쩌지도 못하고 그냥 떠나보냈다.
이봐요~~ 우리는 잘 먹었어요~~
호의를 무시한게 아니라구요~~ ^^;:
닭날개가 옆 사이트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불닭은 잘 자고 일어난 표정
워셔액을 넣고 다시한번 흐믓~~
뭐야? 느즈막히 일어나니 기분이 좋은가?
다소 뜨악한 경험을 한 닭날개가
괜히 짐을 정리하고 있다^^;:
이 것이 무엇인가?
징이로키의 새 장난감?^^ - 바나나 바이크
어휴! 보기보다 훨씬 힘이 드네 헉헉헉...
뒤의 꼬마가 이 것을 타고 온 캠핑장을 누비는 것을 보고는
불닭을 졸라서 타긴 했는데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쉽지 않은가보다 ㅎㅎ
헉헉 숨을 할딱이며 후퇴중인 징이로키군!
쥬스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곁에 서 있던 형아는 '고것 봐라~'하는 표정이고...
텐트 사이트 앞쪽으로 캠핑카를 위한 사이트가 있는데 차량이 많지는 않다.
저 차에는 노부부가 있었는데
여기도 유럽처럼 캠핑카는 대부분 노인분들 차지.
늦은 아점을 먹고 캠핑장을 나서서 잠시 마트에 들렀다.
도시락을 따로 준비하지 못해 빵이랑 과일이나 사려고 갔던 것.
그런데!! 마트 주차장에서 주차하고 있는데
옆차의 아저씨가 내려서 타이어를 가리킨다.
헉! 또 타이어가 터졌네.
지난번에 타이어가 터졌을 때도
마트에서 옆차 청년들이 가르쳐줘서 알았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
이 원주민인것 같은 아저씨는
(여기 Flagstaff에서는 원주민들을 자주 볼수 있었다.
아무래도 원주민 주거 지역이랑 가까워서 그런것 같다)
우리 타이어를 교체까지 해줄 태세다.
우리가 고맙다고 했더니 자기 친척이 한국인과 결혼했단다~~
아하! 그래서 더욱 친절했나보다.
어쨌든 고맙습니다~~
다행히 마트 근처에 타이어 수리점이 있어서 도착~~
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들은 무지 느긋하게 움직인다.
우리도 느긋~하게 앉아서 기다린다.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잠을 청한 순타
우리 차는 언제 고쳐질까? 관찰중인 징이로키 소년
그래도 우리 생각보다는 빨리 타이어를 교체하고
그랜드 캐년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예상시간보다도 더 늦어졌지만 일몰을 보는데는 큰 무리는 없다.
단, 어제처럼 모든 뷰포인트에 내려서 경치를 볼 시간은 없을 것 같다.
그랜드 캐년 빌리지를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위 지도와 같은 뷰포인트들이 있다.
우리는 일몰을 보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가 어디인지 찾아보았는데
Hopi point를 많이 추천하기에
우리도 그 곳에서 일몰을 보기로 한다.
지금은 일반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시기이므로
셔틀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빌리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움직여야 한다.
셔틀버스의 노선이 3개이므로
우리가 탈 노선이 제일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움직인다.
기념품점이 있는 롯지건물.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잠시 들렀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앉아 있다.
우리 두 아들의 시선을 잡아끈 사람은 누구일까?^^
셔틀버스를 타고 일단 제일 서쪽 뷰포인트인 Hermit Rest까지
쭈욱 타고 올라가면서 경치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뷰포인트가 있으면
내려오면서 들르기로 하고 일단 버스를 타고 움직였다.
벌써 그림자가 많이 내려 앉았다.
깊은 협곡의 다채로운 색상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셔틀버스 내부에는 그랜드 캐년의 동식물이나 안내문 등이 장식되어 있는데
우리 눈길을 잡은 새.
순타가 헝거게임의 머킹재이가 연상된다고^^
일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Mohave point에서 내려 Hopi point까지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일단 Mohave point에서 늦은 점심을 겸해 간식도 먹고 여유를 부려본다.
그늘이 져가는 깊은 협곡을 바라보며
맛있는 간식을 먹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ㅎㅎ
간식을 먹고 Hopi point까지 트래킹에 나섰다.
1.3km라서 금방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해가 쑥쑥 내려가는데에 비해 우리 발걸음이 많이 늦다.
그래도 가는 도중 열심히 사진찍기를 잊지 않는 징이로키^^
빛의 조화때문인지 마치 합성사진같은 느낌이 난다.
해는 쑥쑥 내려가는 느낌이 나는데 Hopi poin까지 거리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길이 구불구불이고 산길이라 그런듯...
잘못하면 도중에 일몰을 맞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걸음을 더 재촉해본다.
아~ 너무 아름답다...
황금빛, 붉은 빛, 까만 빛 등으로 다채로운 모습의 그랜드 캐년
갈 길이 바쁜데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는 불닭
빠르게 앞서서 걷고 있는 세 모자
모퉁이를 돌아서자 이제 해가 보인다.
저물어가는 햇살에 저 아래 콜로라도 강이
반짝반짝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보이고 있다.
마치 인상파의 그림을 보는 듯한 일몰이 시작되고 있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일몰을 즐기는 사람들
그 뒤 바위 하나에 걸터 앉아 같이 분위기를 내 보는 징이로키^^
붉게 변하는 햇빛을 받아 한층 더 붉게 빛나는 캐년의 바위들
구름도 적당해서 완벽한 일몰을 보여주고 있는
그랜드 캐년의 일몰
나무마저 붉게 타오르고...
산 뒤로 반쯤 걸린 해가 마지막 붉은 기운을 쏟아내고
곧 산 뒤로 들어가버린다.
해가 지고 난 뒤에도
우리처럼 그 잔영과 빛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해가 지고 난 뒤의 붉은 기운이 가시면서
다시 푸르스름한 어둠과 엮이는 이 때가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모든 것을 태울 듯한 기세로 뿜어대던 붉은 빛이 아스라히 사라지며
밤이 스며드는 느낌이랄까...
부자가 사진기 하나씩 들고 누가 누가 더 잘 찍나 내기 중?^^
어디, 사진 좀 보자~~
불닭이 순타의 사진기를 기웃거린다^^
볼리비아의 우유니에서 본 일몰 만큼이나 큰 인상을 준
그랜드 캐년의 일몰~~~
자, 아쉬워도 이제 일몰을 뒤로 하고 집으로 가야겠지^^
원래 Hopi point는 상행 버스만 정차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일몰을 보는 사람들이 많은 포인트라 그런지
빈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가 사람들을 실어나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버스에 적정한 인원을 (우리 눈에는 아직 한참이나 빈 공간이 남아있는 듯 보이는^^)
태우면 떠나고 그 다음차가 와서
다시 사람들을 태운다.
음... 좋군...
어제보다 한참 늦은 시간에 그랜드 캐년을 떠난다.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의 기운이
아직도 우리 가슴에 남아있어
가족들의 얼굴이 모두 바알갛게 상기되어 있다.
그랜드 캐년을 제대로 느끼려면
저 깊은 협곡 아래에 내려가 위로 올려다봐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런 기회가 다시 오겠지.
아이들은 청년이 되어 다시 이 곳을 찾아
협곡을 내려가는 트래킹에 도전도 하고 말이야^^
먼 훗날
그랜드 캐년을 찾을 순타와 징이로키 두 청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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