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오늘은 Sunset 캠핑장을 떠나는 날.
하지만 우리는 이틀 더 머물기로 하고
아침 일찍 2박을 추가했다.
그 이유는,
캠핑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아직 트레일을 하나도 걷지 못한 것에 더하여
브라이스 캐년에서 할 일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이틀을 더 머물기로 하고
위와 같이 간단한 메모와 캠핑 요금을 봉투에 넣어서
캠핑장 입구에 있는 함에 넣으면 되었다.
이 캠핑장이 선착순이라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브라이스 캐년에 더 머무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징이로키가
'주니어 레인저 Junior Ranger' 가 되었기 때문이다.
(Bryce Canyon N.P의 Junior Ranger 관련 Page)
닭날개가 그동안 계속
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해도
시큰둥하던 징이로키가
웬일로 마음이 바뀌어서 이 곳에서 해보겠다고 한 것.
어제 오후에 비지터 센터를 들러
주니어 레인저를 하고 싶다고 하자,
Full Moon Hikes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담당했던 레인저가 우리를 기억하며
너무나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징이로키가 영어를 못한다고 하자
아빠 엄마가 도와주라고 하면서
모두 세 가지 이상의 활동(Activity)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첫 째로 공원 안내 영상을 감상하고,
공원내에서 몇 개 이상의 쓰레기를 줍고 기록하며,
공원내 트래킹 코스에 있는 벤치마크를 베껴서 주니어 레인저 책자를 완성하는 것이다.
징이로키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자
아주 좋아라 한다.
레인저가 먼저 영상을 보고 와서 사인을 받으라고 해서
모두들 우루루 몰려가서 공원 안내 영상을 보았다.
징이로키가 못알아 들으니 영어 해석을 곁들여 주며 보았는데
영상이 잘 되어 있어서 공원에 대해 잘 알게 되어 좋았다.
영상이 끝나고 사인을 받으러 레인저에게 갔는데
우리에게 안내를 해주었던 레인저는 안보이고
다른 분이 계셔서 말씀을 드렸더니
사인을 해주신다.
그리고는 레인저 책자에도 사인을 하더니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 주시네...
어~~ 어~~ 아직 다 안했다고 하는데도
웃으시며 뱃지를 주시던 할아버지 레이저...
이를 우째~~~
갑작스럽게 뱃지를 받고는
우선은 기쁜 마음에 뱃지를 옷에 달고 신나하는 징이로키를 보며
불닭과 닭날개는 대략 난감... ㅠㅠ
그래서!!!
우리는 뱃지를 이미 받기는 했지만
주니어 레인저 책자를 가지고 다니며
할당된 활동을 모두 하기로 결정한 것~~~
그래서 오늘은 브라이스 캐년에서
가장 인기있다고 하는 트래킹 코스인
퀸스 & 나바호 콤비네이션 트래킹을 하기로 한 날이다.
선라이즈 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해
퀸스 가든 트래일로 내려가 나바호 루프로 빠져서
선셋 포인트로 올라오는 코스인데
볼거리도 많고 그리 힘들지도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코스라고 한다.
이 트래킹 코스에 있는 benchmark를 찾아
그 것을 주니어 레인저 책자에 새겨(?)오면 되는 것인데
모두 3개 이상을 해야하는 것.
이 코스에는 benchmark가 2개가 있어 이 트레일을 걸은 다음에
하나 더 하기 위해 다른 트레일을 하나 더 다녀와야 한다.
빡빡한 일정이 되겠지만
공짜로 뱃지를 받을 수는 없으니... ^^;:
위 사진은 선라이즈 포인트로 가는 길에 만난 다람쥐
이틀 전 보름달 트래킹때 봤던 풍경이 이렇게 다르게 보인다.
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보여주는 브라이스의 후두
저 아래 하얗게 보이는 줄이 바로 트래킹 길이다.
저기까지 내려가야 하는 거란 말인가~~~?
비닐 장갑을 끼고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가다
잠시 포즈를 취한 징이로키
이 쓰레기 봉지를 가득 채워야 할 텐데~
하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징이로키
너무 열심히 활동하느라 다른 구경은 못하고
쓰레기만 찾아다니기만 하는 것은 아니야?^^
따가운 햇살에도 환하게 웃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아슬아슬한 절벽 앞이기 때문이라던데...
어릴 적 고소공포증이 있었던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군.
이 곳은 계속 내리막길이라 걷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반면에 올라오는 사람들은
숨을 훅훅 내쉬며 힘들어 하더라는^^
닭날개와 징이로키는 쓰레기를 주우면서 가느라
불닭과 순타에게 뒤처지게 되었는데
벌써 저 아래 내려가 있는 2cho를 보면서
같이가~~~ 하는 중.
땡볕에 구불 구불 오르막을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니
이제는 남의 일같지 않다.
빗물에 녹아서 혹은 얼음이 녹으면서 흘러내리는 물결모양을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환상적이다.
구름 한 점없는 파아란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빛나는 다양한 모습들
아! 이 멋진 빛의 예술이라니.
우뚝 우뚝 솟은 후두 숲을 지나
퀸스 가든의 benchmark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
아직은 지친 기색이 없는 닭날개의 씩씩한 모습^^
작은 천연 아치를 지나며 찰칵~
드디어 benchmark에 도착~~
징이로키는 benchmark를 열심히 책자에 새겨넣으며
드디어 첫번째 미션을 성공했다고 좋아라 한다^^
위 설명을 보면 빅토리아 여왕이
어떤 동물을 타고 있는지 상상해보라고 하네...
좀 더 가까이 줌으로 당겨서 살펴보는데..
글쎄...
여왕의 정원답게 멋진 모양의 후두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다시 트래킹을 계속 이어갔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아주 안성맞춤인 곳을 발견해
잠시 쉬는 중
쓰레기 줍기를 열심히 해서 목표를 초과달성한 징이로키가
드디어 비닐장갑을 벗고 시원하게 웃고 있다.
비닐 장갑을 벗길 때 보니
장갑 안에 땀이 한 가득... ㅠㅠ
닭날개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았네.
다리도 쉬어주고 땀도 식히고...
나바호 루프와 퀸스 가든 트레일이 연결되는 지점
드디어 두 번째 나바호 루프의 benchmark에 도착~~
불닭의 도움을 받아 benchmark를
주니어 레인저 책자에 열심히 새겨넣고 있다.
나바호 루프의 benchmark를 자세히 보면 이런 모양~
우리가 갈 예정인 나바호 루프를 안내해주는 안내판에
조그맣게 다른 안내문이 달려있다.
바위들이 흘러내려 Wall Street로 올라가는 길이 폐쇄되었다고 ㅠㅠ
얼음이 녹아내리는 봄철에 주로 이런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길은 폐쇄되었다고 하는데
그 쪽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호기심을 못참고
길이 폐쇄된 지점까지 가보기로 한다.
우리가 루프를 따라가자 맞은 편에서 오던 사람들이
길이 막혀서 못간다고 다시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 말을 들은 우리 두 아들이 급격히 걷기 싫어하고^^
그래서 일단 자발적 선발대로 나선 순타가 앞서 가서 연락할 때까지
우리는 이 곳에서 기다리기로.
드디어 연락이 왔는지 불닭이 무전기로 순타와 교신중^^
순타 왈
'길이 막혀서 더 이상 갈 수 없어. 그런데 경치가 끝내 줘~~ 한번 보려면 오던가'
한참을 걸어 가니 순타가 말한대로
진짜 멋진 경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곳을 통과해서 올라가면 급격한 경사의 지그재그 길이 있다고 하는데
그 길이 바로 월스트리트 Wall Street.
폐쇄가 되지 않았다면 이 곳을 통과해 167m를 올라가게 되고
그 길이 참 멋있다고 하던데 아쉽게 되었다.
Closed 표시가 되어있는 쇠사슬을 가볍게 건너 넘어 가면
웬지 새로운 세상이 나타날 것 같은...
이런 마음 또한 못가는 것에 대한 미련임을 알기에
무심한 척 돌아선다.
다른 이들의 블로그에서도 본
그 쭈~~욱 뻗은 나무가 이 나무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멋있다.
깊은 계곡에서 이만큼이나 곧게 클 수 있다니.
아쉬움 때문인지 작은 구멍에 들어가
좀 봐달라고 시위^^;:중인 닭날개
저 멀리 다른 빛을 띈 후두(hoodoo)가 눈에 들어온다.
붉은 빛을 띈 후두들 사이에 있어 더 눈에 띄던 하얀 빛의 후두
Wall Street 로 못올라가니 이번에는
Two Bridge가 있는 곳으로 해서 Sunset Point로 올라가야 한다.
앞으로의 루트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3cho
아들들~~
이제부터는 계속 오르막길을 가야 하는데 벌써 지친거야?
사실은,
힘들다고 하는 닭날개의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 ㅎㅎ
자, 다시 힘을 내서 걸어가고 있다.
우측에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Two Bridge가 있는 곳
우리 가족 뒤로
두 개의 자연 다리 Natural Bridge가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인물을 빼고 보면 이런 모습 ^^
이번에는 징이로키가 닭날개처럼
조그마한 구멍에 들어가 있네~~
저 위까지 급경사 길인데 여기도 지그재그 길이 쭈~~욱 이어져 있다.
힘내라~~ 닭날개~~
남들이 올라가는 것은 보기 좋은데^^;:
저 위까지 어찌 올라가야 한단 말인가? ㅠㅠ
위 사진에서 왼쪽 윗부분에 아슬아슬, 가늘게 보이는 첨탑같은 것을 줌으로 당겨보았다.
이 첨탑이 The Sentinel 이라고 한다.
음...
몇년 후에 가면 혹시나 이 첨탑을 못볼지도 모르겠구나 싶을 정도로
얇게 깎인 모습으로 서 있다.
그나저나 얼른 올라가야 하는데..
아들들 뒤를 부지런히 쫓아가려면 말이다.
두 아들은 벌써 성큼 성큼 경주하듯이 올라간 후
만세를 부르고 있다.
아들들을 보며 그저 웃지요~ 모드인 닭날개.
고도가 높은 곳을 많이 다녔지만
이 곳도 만만찮은 고도이고 급격하게 고도상승이 되다보니 더 힘든 듯.
나이든 우리는 욕심내지 않고 이런 저런 후두들을 보며
천천히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
저~~~기 밑에서 부터 우리가 올라온 게 맞아? 싶을 정도로
내려다보니 더 아득해보인다.
다시 한번 세로로 찍어 본 지그재그 경사길
힘들게 올라와 한시름 놓는 닭날개 뒤로 멋진 풍경이 촤~~~~악^^
다시 한번 만세를 남발하는 징이로키.
지나가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니어 레인저~ 이러시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주셨기 때문^^
동생에게 질세라 같은 위치에서 포즈를 취한 순타.
오랫만에 삼각대를 놓고 가족 사진을 찍어본다.
불닭 옆으로 토르의 망치 Thor's Hammer가 보인다.
이번엔 다같이 만세~~
모두 이 장대한 광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보다.
Wall Street로 이어지는 길 인것 같다.
폐쇄되어 아무도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쓰려고 하는데
기어코 저 밑에까지 내려가는 사람 몇몇이 보인다.
다시 올라와야 하는 것 아냐? 그럼 죽음인데?
이런 쓸데없는 걱정도 해보며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양쪽 모두 아주 아~~주 멋진 풍경이 펼쳐지니
중급 트레킹 이라고 안내되어 있어도
한번쯤은 누구나 걸어보면 좋을 것 같다.
토르(Thor) 의 망치를 다른 각도에서 찍어본 사진
이 쪽에서 바라본 The Sentinel은 더 얇고 위태해보인다.
잘 견뎌~~라고 말하면
자연을 거스르는 걸까?^^
베니스에서 본 가면과 비슷하다고 하면 너무 억지인가?^^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
브라이스 캐년의 멋진 모습
주니어 레인저 benchmark도 잘 찾으면서 무사히 트레킹을 마치고
Sunrise point로 올라와
한숨 놓고 있는 징이로키
하지만 주니어 레인저가 되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
불닭과 닭날개가 benchmark를 하나 더 모아야 레인저가 가르쳐 준 대로 다 하는 거고,
그렇게 해야 정식으로 인정받는 거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그래서!
또 다른 benchmark를 찾으로 우리가 차까지 타고 가는 곳은,
바로 이 곳이다.
Mossy Cave Trail.
우리가 처음 브라이스 캐년에 올 때 지나쳤고
고기를 사러 Tropic까지 갈 때 오며가며 지나쳤던 바로 그 곳!!
그래도 이 트레일은 그리 길지 않아 (1.8km)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두 아들에게는 작은 위안 ㅎㅎ
물이 귀한 브라이스 캐년 지역에
이런 물줄기가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
심지어 작은 폭포도 있다.
안내에 의하면
이곳에 정착하여 살았던 몰몬교 초기 정착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물길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실,
브라이스 캐년도 초기 정착민이었던
Ebenzer Bryce 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benchmark를 열심히 책자에 새기고 있는 징이로키.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들이 여기도 많다.
임무 완수 후 동굴로 향한 두 아들
동굴이라기 보다는 비가 올 때 잠시 피할만한 곳처럼 보인다.
겨울에는 이렇게 고드름이 주렁 주렁 열린다고 하는데,
5월에 간 우리는 얼음이 녹아 물이 졸졸 흐르는 동굴을 본다.
이 동굴 주변은
인간이 만든 물줄기로 인해 브라이스 캐년의 다른 지역들과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데
그래도 높은 지대에는 후두들이 보인다.
땅 위에 낮게 올라와 있는 꽃들을 찍느라
한참 뒤처진 닭날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3cho^^
5월~10월 정도까지만 이런 물줄기를 볼 수 있는
귀한 곳에 우연히 시간을 맞아
좋은 볼거리를 보고 가게 되니 기분이 좋다.
어느 지역을 가던지 우리가 가는 그 시간, 그 장소가
우리와 미리 인연이 닿아있다는 생각을 한번씩 하게 된다.
우리가 본 그 때의 그 모습으로 우리에게 기억될 많은 장소가
지금 다시금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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