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미/아르헨티나

79. 아르헨티나 - Argentina 남부 자동차 여행 4. 세상의 끝, Ushuaia 1

by 여행숲 2013. 2. 13.

무사히 우슈아이아에 도착했으나 이번에도 캠핑장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 네비에 입력되어 있는 캠핑장을 차례대로 가보았는데 한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한 곳은 Municipal이긴 한데 낮에만 여는 캠핑장이었고, 또 다른 한 곳은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ㅠㅠ

결국 우슈아이아 시내를 지날 때 보았던 캠핑장 표시를 기억해내고는 그리로 갔더니, 다행히 영업중인 캠핑장이 있었고 텐트들도 많이 보였다. 캠핑장 주인이 아주 친절하게 사이트를 몇개 보여주었고 그 중 한 곳에 텐트를 칠 수 있었다. 텐트를 치고 숨을 돌리고 시계를 봤더니 환한데도 이미 밤 9시가 넘은 시간. 


어제 밤에는 경황이 없어서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사이트도 예쁜 꽃들로 나누어 놓았고 푸른 나무들도 있고, 마음에 드는 캠핑장이다.

그리고 캠핑장 바로 뒤에 언덕이 있는데 거기 올라가면 우슈아이아 시내가 모두 내려다보일 것 같다.


게다가!! 아침 날씨가 너!무! 좋다. 그래서~


우리도 아침을 먹고는 잠시 쉰 뒤에 느즈막히 언덕을 올라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의 only 배낭을 메고 씩씩하게 올라가고 있는 닭날개. 정말이지 집 떠날 때 닭날개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세계여행 전 제주도에 혼자 20여일간 여행가서 거의 매일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걸었다고 하더니, 그 저력이 이제야 나타나는 것일까?


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캠핑장. 푸르른 자연에 안겨있는 사람들, 그리고 텐트들...


언덕을 오르며 우슈아이아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저 멀리 설산과, 바다, 그리고 나즈막한 지붕의 집들.


닭날개는 또 뭘 찍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이쁜 꽃일테지... 닭날개는 꽃을 너무 좋아해~ 아무래도 자연사 학자를 한명 데리고 다니는 느낌일테지. 3 cho는...


조금 더 올라와 다시 한번 시내를 내려다 보며 한 컷


닭날개보다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던 징이로키가 어서 오라는 몸짓을 하고 있네.


언덕을 거의 다 올라 잠시 쉬고 있는 세 모자. 어? 배낭이 순타에게 넘어가 있네. 아무래도 닭날개가 언덕위까지 메고 오기에는 무리였던 듯^^


앉아서 내려다보던 풍경을 배경으로 선 불닭커플^^


언덕을 다 오르니 이런 숲이 나타난다.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도 있고.


아이들은 이 숲을 보고는 영국 하이랜드를 떠올렸다고.


잠시 숲속에서 사진찍기 놀이에 빠진 징이로키.


서로 대칭으로 앉아 있는 부자를 보고는 포즈를 제안,


뭔가 멋있어 보이도록 하는 컨셉^^


그 와중에 잠시 카메라맨이 닭날개를 찰칵!


이번엔 어떤 컨셉이지? 형제의 대결?


허걱! 부자의 대결마저?^^


나왔다! 기분좋으면 나오는 순타의 포즈~~~ 


한참 사진찍기 놀이에 빠져 있었는데 어느 순간 비가 오기 시작한다. 순타의 관측에 의하면 비가 많이 올 것 같다고 해서 설산쪽으로 더 올라가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서둘러 하산 중.


순타의 말이 맞았다. 비가 점점 거세게 오기 시작한다. 내려가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래도 쫓아오는 비를 떨칠 수 없어 비를 흠뻑 맞고 텐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한참 퍼붓던 비가 또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그쳤다. 


텐트에서 잠시 쉬다가 더이상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엔 시내쪽으로 내려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캠핑장 리셉션 근처에서 바라본 설산의 모습. 4각뿔 봉우리와 사진엔 안보이지만 왼쪽에 있는 높은 봉우리 하나가 이곳 우슈아이아의 상징인듯.


리셉션 맞은편 건물인데 이 곳에서 요리도 할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다.


여기는 리셉션 겸 레스토랑과 화장실, 샤워실이 있는 건물


푸르른 녹음과 대비되는 설산이 시내를 감싸고 있다.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설산의 모습. 


징이로키가 그림의 의미를 물으며 꽤 관심을 보였던 작품들. 남미의 많은 나라들이 벽화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보니 생각보다 훨씬 표현이 직설적이고, 다채롭고, 자유분방한 것 같다. 이 그림들도 꽤나 직설적이다. 징이로키에게 최대한 설명을 했는데, 아직은 이런 사회를 알기는 무리이겠지.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있을 때쯤엔 어떤 벽화들이 그 당시 사회를 반영하고 있을까? 희망을 품어보아도 될까?


바닷가 쪽으로 계속 내려가다 만난 공원. 나무 계단들이 중간 중간 부서져 있긴 했지만 재미난 구조로 되어 있던 공원.


마트에서 먹을걸 사다가 본 행렬. 오늘이 무슨 날인가? 하며 생각하다보니 '동방박사'가 떠올랐다. 가톨릭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는 '동방박사의 날'인 1월 6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고 들었는데 1월 6일이 일요일이라 하루 전날인 오늘 행사를 하는가 보다.


고풍스런 모습의 이층버스가 바닷가 길을 지나가고 있다. 참! 예쁘다!


점심으로 먹으려고 사온 빵을 먹으려고 잠시 벤치에 앉았다. 


남쪽과 북쪽을 가리키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오래 산 노인의 모습을 한 나무 조각상

 

천천히 걸어 바닷가를 산책중이다.


멋진 건물이 나타나 자세히 봤더니 카지노! 카지노가 뭐냐고 묻는 징이로키에게 불닭이 열심히 설명을 해주긴 하는데 징이로키는 잘 피부에 와닿지 않는 듯.


크리스마스가 한참이나 지났는데 거대 산타 할아버지가 아직도 서 있다. 몸이 무거워 북극으로 못돌아가셨나?^^


좌초된 배 한척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이 배는 San Cristobal. 흘러간 역사를 교훈으로 삼으려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 우리네와는 정서상 많이 다른 나라라 혹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괜시리 의심^^을 해본다. 


여기는 알프스? 북유럽? 아니, 남반구의 끝 - 우슈아이아


재미난 KM 표지판. 


시내 중심쪽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


한여름의 눈사람^^


마트 앞에서 보았던 동방박사를 다시 만났다. 시내를 걷다보니 어느 한 곳에 부모들과 아이들이 손을 잡고는 아주 아주 긴 줄을 만들어 서 있었다. 뭔가 싶어서 앞으로 앞으로 가보니 동방박사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었던 것. 

우리도 진작 알았다면 징이로키를 앞세워 줄을 한번 서서 선물을 받아볼걸 그랬네... 하면서 불닭과 닭날개는 아쉬워하는데 정작 징이로키는 별 관심이 없다 ^^;:


음.. 이 아이가 바로 브라우니라면서? 부에노스의 남미사랑에서 아이들이 개콘을 열심히 보더니 브라우니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브라우니가 왜 땅끝까지? 누구를 물려고 왔니?^^


시내를 걷다보니 또 이런 KM표지판이 있네. 이런 표지판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이 난다. 

멀리 있어도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어도 가까이 있지 않는 것.... 은 무엇일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