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여행자의 전형을 보이고 있는 우리 여행에 또 한번 고무줄 여정이 추가되었다.
이번엔 그 고무줄을 길~~~게 늘이게 되었는데...
바로!!! 아르헨티나 남부 지방을 자동차로 돌아보는 것.
블로깅을 하면서 '예정에 없던'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정!! 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하기로 한 것.
남미를 차로 여행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서도 우리가 그런 일을 하리라고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자동차 여행 + 캠핑을 생각했다면,
유럽여행을 마치며 캠핑 장비를 미국이 아닌 이 곳으로 보냈겠지...
남미사랑에 머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멜라니씨가 남부 자동차 여행을 말하길래,
'우리도 한번 해볼까?' 하고 장난스레 말을 하다가 실행하게 될 줄이야.
남극 근처로 내려가는 길이라 여름이 아니면 자동차 여행이 조금 어렵다는 말을 듣자
(더더군다나 멜라니씨가 텐트를 빌려준다는 말에 더 혹해서리....^^;:),
더욱 우리가 마침 여름에 남미에 온 것이
자동차 여행을 하라는 신의 계시인 듯 여겨지기까지 해서 렌트카를 알아보게 된 것 ㅎㅎ
아마 우리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자동차를 사서 돌다가 다시 팔고 다른 나라로 가는 것도 생각을 해보았겠지만
그럴만한 자금이 없으니 형편에 맞춰 알아보기로.
성수기라 렌트카 비용은 우리 예상보다 많이 비쌌다. 몇 군데를 들러보았는데
칠레를 간다는 말에 한 업체에서는 4WD 아니면 안된다고 겁을 주기까지...
(이유인즉슨, 칠레는 비포장 도로가 많아서라고...)
4WD를 렌트할 비용은 도저히 안되고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최대한 쓸 수 있는 자금에 여행 기간을 맞추기로.
그래~~서 35박 36일의 렌트카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대선에 대한 쓰라림을 겨우 추스리며 캠핑에 필요한 것들을 최소한 범위 내에서 구입했다.
텐트랑 전기연결선 같은 필수적인 것을 빌렸으니
이젠 부수적이지만 꼭 필요한 식기, 후라이팬, 냄비, 그리고 백구마을에서 고추장, 쌀 등 먹을거리 조금, 그리고 깔개와 부탄가스를 샀다.
이 모든 것을 우리가 빌린 작은 차
(유럽에서 우리가 타고 다녔던 차는 이 차에 비하면 대궐급!!. 피카소야~ 네가 그립다~~~^^)에 싣고 가기 위해 일부러 봉다리 봉다리를 만들어
차 트렁크에 구석구석 채우니 다행히 그 많던 짐이 다 들어갔다.
부에노스를 출발해서 몇일에 걸쳐 내려간 루트.
차를 렌트할 때 다행히 네비를 빌려주어 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고속도로가 많지 않아 부에노스 근처에서만 통행료를 내면 된다고 하던데,
그 첫번째 톨게이트.
자동차 여행을 할 때 가장 많이 만나는 도로^^와 하늘, 그리고 구름.
아르헨티나의 구름도 만만치않게 멋있다.
여름이어서 이제 해바라기가 만발하기 시작했다.
쭉 곧게 뻗은 길을 달리며 내다 본 풍경
우리의 자동차 여행 중 처음 캠핑을 한 Necochea의 camping ATSA 캠핑장.
캠핑장을 찾느라 네비가 가르쳐준 길로 갔는데 시내를 벗어나 비포장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에 비가 많이 왔는지 도로가 물에 가득 차서 도저히 우리 차가 지나갈 수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대략 지도만 보고 둘러 둘러서 가다 겨우 찾아 들어갔다.
몇 개의 캠핑장이 연이어 있던 캠핑장촌 중에 우리가 들어간 곳은
체인 캠핑장인 듯 한데 주인장은 에스파뇰만 할 줄 알고
우리는 겨우 몇 단어만 할 줄 아니 서로 열심히 손짓 발짓으로 의사 소통을 해서 대략 난감^^;: 앞으로 쭈~욱 이렇게 말이 안통하는 여행을 해야 할 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쩜쩜쩜... 이다.
멜라니씨가 빌려준 대형 텐트.
유럽에서 마미가 가장 부러워했던 것이 서양인들이 쓰던 이런 키 큰 텐트였었다.
텐트 안에서 일어서서 다닐 수 있어서 좋겠다며...
그런데 멜라니씨 덕분에 그런 텐트에 지내게 되다니~~~ 감사^^
캠핑장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어서 시원.... 이 아니라 추웠다.
여름이라 추울 거라는 예상은 전혀 못했는데 비마저 내려서인지 많이 추웠다.
다음 날 햇살이 조금 비춰드는 텐트. 이 때서야 으슬으슬 춥던 몸이 조금 따끈해졌다는...
해수욕장이 있다는데 춥다고 캠핑장 안에만 있을 수 없어 해변으로 나선 길.
바람이 많이 분다.
해변에 외로이 서 있던 낡은 트럭.
몰아치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해변에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대부분은 해변을 거닐거나 산책하는 것으로 만족.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 물에 들어갈 생각은 아예 접었다.
바람에 눈도 제대로 못뜨는 징이와,
추위에 제일 약한 마미는 모자까지 쓰고 꽁꽁 싸매고 있다.
3cho가 바람을 맞으며 놀고^^있다.
그러나!!! 바람과 추위에 굴하지 않고 이렇게 용감하게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대들 이름은 '용자, 용자, 용자!'
바람을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순타.
해변에서 30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캠핑장으로 철수하여
어제 늦어서 둘러보지 못했던 내부를 둘러보는 중인데 식당도 있고 조그마한 가게도 있다.
우리는 가게에서 맥주랑 음료수 등을 샀는데
맥주병이 보증금이 있다고 얼마를 더 받았다. 병을 가져오면 돌려준다면서.
유럽 캠핑장에 가면 개수대가 없는 것을 상상도 못하는데, 이 캠장은 개수대가 따로 없었다.
손짓 발짓으로 물어 알아낸 것은 바베큐 해먹는 곳에 딸린 물 나오는 곳에서
식기를 씻으라는 것. 식기를 올려놓고 씻을 수 없어서 불편했지만 어쩌랴, 형편에 맞춰야지.
나중에 안 사실인데 대다수의 캠핑장이 비슷.
게다가 샤워을 하고 싶으면 관리실에 가서 아저씨한테 말을 하면
아저씨가 샤워실까지 와서 샤워칸(?)을 지정해준다.
그럼 거기 들어가 있으면 아저씨가 따뜻한 물을 나오게 해준다...
음... 첫번째 캠핑장이니 다른 곳이랑 비교도 안되고 캠핑장 규칙(?)에 따르기로...
네코체아에서 이틀을 묵고 다시 길을 나섰다.
다음 목적지는 발데스 반도였는데 거기까지 하루에 간다는 것은 무리라서
중간에 어디까지 가면 좋을까 지도를 보며 고르다가
중간지점 쯤이라고 생각되는 Rio Colorado까지 가기로.
중간에 잠시 차를 세워 뻐근한 팔 다리를 쉬고 있는 불닭.
영토가 워낙 넓어서인지 도로옆에서 쉴 수 있는 간이 휴게 공간같은 것이 거의 없다.
쉬려면 이렇게 그냥 차를 세우고 잠시 쉴 수 밖에. 그래도 여기는 그늘이 있어서 명당자리^^
Rio Colorado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는데 길 중간에 갑자기 이런 검역하는 곳이 나타난다.
순간 겁을 먹은 마미. 차안에 과일 등 먹을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차에 와서 뒷 트렁크를 열어 보라고 하긴 하지만 세세하게 검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소독비를 받았다. 얼마였더라... $6.42를 냈네...
달리고 또 달려서 도착한 캠핑장 입구.
이 곳은 Municipal 캠핑장이었는데 가격이 저렴했다. 어제까지 묵은 캠핑장의 거의 1/4 수준.
너무 가격이 싸서 샤워실도 없고 그럴 줄 알았는데 화장실, 샤워실 모두 있고 심지어^^ 따뜻한 물까지 나았다.
우리는 너무 좋아하며 여기 며칠 머무를까~ 하며 살짝 고민도 했다.
하지만 캠핑장 바로 앞을 지나는 강의 물빛이 맑지 않은데다가 앞으로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하루 숙박비를 지불했다.
다음날, 드디어 발데스 반도까지 가는 날이다.
오늘도 날이 맑아 달리는 맛이 난다고, 불닭이 말한다.
자동차로 다니다 보니 이동 중에 만나는 길의 사진이 참으로 많다.
그래도 사진 하나 하나 버릴게 없을 정도...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은 2차선 도로.
우리 앞을 달리고 있는 자전거 여행자.
나도 불닭도 우리 아들들이 저 여행자처럼 용감한 여행을 할 수 있기를 살짝 바래본다.
드디어 Chubut주로 들어서고 있나보다.
발데스 반도의 상징인 고래가 보인다.
도로 중간 중간에 저렇게 버려진 폐타이어가 많다.
펑크가 나거나 어떤 이유로 교체된 타이어를 길 가에 버리고 간 것인 듯.
또다시 나타난 고래. 우리가 갈 곳이 가까워졌다는 증거~
반도로 들어갈 때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우린 몰랐지만...^^;:
입장료가 만만치 않았는데 우리같은 외국인 요금이랑 이 나라 사람 요금이 달랐다. ㅠㅠ
우리는 가난한 여행자인데... 어린이는 50% 할인된다고 적혀있는데 나이가 없어서 순타까지 할인되는지 물어봤으나,
결국 징이만 $50, 순타부터 $100, 게다가 차량 $8 이렇게 내고야 말았다는....
반도 입장료를 내고 조금 더 달려오면 만나는 Information Center.
발디스 반도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되어 있어서 이 곳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꼭 한번 들려서 보는 것이 좋을 듯
고래 앞에서 다소 어색한 포즈를 취한 징이^^
징이의 방명록 적기 놀이는 계속 이어지고~~~
센터 옆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가봤으나,
올라간지 얼마 안된 사람들도 금방 내려오길래 '왜이렇게 금방 내려오지?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도로 너머 푸른 바다가 보인다
센터에 있는 직원에게 캠핑장 안내를 받고 나왔는데, 네비에 캠핑장이 2개 있다고 되어 있으나 지금은 1개만 있다고.
캠핑장을 찾아 가다보니 바닷가에 이런 마을이 나타난다. Puerto Piramides.
우린 고래도 나오고 펭귄도 있는 곳이라고 해서 아주 오지의 캠핑장을 생각했는데 이런 번화한 마을이 있다니...
아주 너른 백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이 얼핏 보인다.
캠핑장 가격표. 1인당 $60.
어제 묵은 콜로라도 캠핑장은 모두 합해서 $55였는데, 너무 비싼거 아니야? ㅠㅠ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캠핑장이 이 곳 한 곳 뿐이라니...
다행히 징이는 계산에서 제외를 해줘서 하루에 $180.
캠핑장은 음... 거의 난민촌(?) 수준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이.. 아니라 텐트나 캠핑카 등이 너~무 많았다. 사람들은 해수욕장에 그득^^
그늘을 찾아 낮은 관목들이나마 그늘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은
이미 텐트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서 우리가 어디에 텐트를 쳐야할지 찾느라 한참 헤매야했다.
캠핑장 전체를 다니다가 겨우 찾아낸 자리.
왼편 캠핑 트레일러는 주인이 없는 것 같고 오른편 트레일러는 사용중인듯 했다.
그나마 이 곳이 그늘이 조금이나마 텐트를 덮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른 자리. 다른 곳은 모두 태양에 무방비인 자리만 남았다 ㅠㅠ
텐트를 치고 마을 탐방에 나서서 빵집, 마트 등을 알아두고 저녁을 해먹으며
발디스 반도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내일은 펭귄이랑 고래를 보러 갈까? 아니면 해수욕을 할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이 때만 해도 다음날 우리에게 닥칠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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