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우슈아이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우리가 머무는 3박 4일동안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많이 추웠다. 전기요가 없었다면 어떻게 지냈을런지...
오늘도 아침나절까지 비가 내렸다.
그래도 구름의 이동이 빨라서인지 한순간 확 개이길래
내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내를 한번 더 가보기로 했다.
짙은 비구름이 서서히 바다쪽으로 물러나고 있다.
너무 추워 이렇게 침낭으로 꽁꽁 싸매고 자지 않으면 잘 수 없을 정도이다.
잠이 깬 징이로키가 침낭속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이집트 람세스라나?^^
허걱걱... 사진을 찍고있는데 갑자기 눈망울과 벌렁코가 .....놀란 람세스?! ㅋㅋ
비구름이 물러나고 해가 나오면 이렇게 예쁜 모습이 살아난다.
뭉게구름이 늘 피어나고 머물고 사라지곤 하는 우슈아이아의 모습
사람들이 이 곳에 오면 인증샷을 찍기위해서라도 꼭 방문하는 곳,
'세상의 끝 - fin del mundo' 표지판.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인증샷 실시~~
근데, 불닭과 닭날개는 진짜 추워보이는 빈티 포즈네 ㅎㅎ
늠름 포즈의 달인, 순타~
불닭에게서 폼생폼사의 피를 이어받은 징이로키.
마침 다른 관광객이 왔길래 부탁해서 가족사진 한 컷.
인포메이션 앞 공원.
인포메이션 센타에 가면 방명록이 있다. 오늘은 징이로키 그림에 닭날개의 글로 작성.
인포메이션 직원이 인증샷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다 같이~
이 곳 인포메이션에 가면 여권에 우슈아이아 방문 기념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이 여권은 누구거지? 준비된 도장 4개를 모두 찍었네^^
인포메이션을 나와 다시 바닷가를 산책했다.
내일이면 이 곳도 떠나야 하므로 아쉬운 마음에 천천히 거닐어본다.
온 가족이 걷다보면 늘 짝이 되는 닭날개와 징이로키가 역시나 느리게 느리게 오고 있네^^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에비타의 동상이 이 땅 끝에도 있다.
시내를 거닐다 한 정원에 피어 있는 양귀비가 넘 예뻐서... 개 양귀빈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캠핑장으로 돌아가며 한 컷, 왼쪽 뿔과 오른쪽 4각뿔...
두 컷...
다음 날 아침, 땅 끝을 떠나 이제 올라가야 한다.
마침 비가 그쳐서 텐트를 잘 걷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리는 비로 잔디는 늘 젖어있어 텐트 말리기가 힘들다.
그래도 햇빛이 나서 조금이라도 말려서 접을 수 있게 되어 천만다행.
아! 저 맥주병.
우리가 맥주를 많이 먹어서 병이 많은 것이 아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맥주를 살 때 병에 대한 보증금을 받는데 맥주병을 가져가면 보증금 면제.
그리고 어떤 주에서는 맥주병을 가져가지 않으면 맥주를 팔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
우슈아이아는 특별 관광지구인지 몰라도 맥주병에 대한 보증금이 없이 그냥 맥주를 살 수 있다.
그러다보니 맥주병이 쌓인 것 뿐!!^^
우슈아이아를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바닷가에 들렀다.
브라질에서 징이로키의 이빨이 하나 더 빠졌었는데,
계속 처리(?)를 못하다가 이 곳까지 가지고 온 것.
그래서 징이로키가 기억할 만한 작은 이벤트를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바로! 이빨을 땅 끝 바다에 묻고 가기!
언젠가 징이로키가 다시 커서 이 곳에 와서 바다를 마주하며 이 기억을 떠올리겠지...
우슈아이아는 늘 비와 함께 기억될 것 같다.
하루는 너무 비가 많이 내리고 추워서 전기요에 꼼짝도 하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종일 지낸 적도 있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슈아이아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되었다.
무엇이 우슈아이아를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는 늘 떠나는 사람.
우리도 오늘 또 다른 곳을 향해 떠나고 있다.
안녕~ 우슈아이아~
오늘도 우슈아이아로 올 때처럼 모두 4번의 도장을 받아야 한다.
이번엔 아르헨티나 출국 -> 칠레 입국 -> 칠레 출국 -> 아르헨티나 입국 순이다.
올 때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을 감안해 일찍 출발했는데 어떻게 될지...
한참 길을 가는데 상대편 차가 라이트를 번쩍이며 온다.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무슨 일인가?했더니 도로옆으로 말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혹시 사고가 날 까봐 미리 주의해서 천천히 가라는 표시를 해준 것이다. 감사~~
처음 만난 국경사무소.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아르헨티나 출국 도장을 찍었다.
이 곳부터는 이제 또다시 비포장도로이다.
아~~ 올 때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국경사무소 바로 앞에 주유소가 하나 있어 여기서 주유를 하려고 그냥 달려왔는데,
기름이 없단다 ㅠㅠ
Rio Gallegos에 갈 때까지 주유소가 하나도 없을 텐데.
불닭이 얼른 오늘 달릴 거리와 기름양을 비교해보더니
목적지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해서 모두들 안심.
특히 새가슴인 두 아들이 너무나 안도를 해서 조금 우스웠다^^
렌트카를 빌려 여행한다고 할 때,
남미사랑의 멜라니씨가 주의할 점으로 알려준 것 중 하나가
'주유소가 보이면 늘 기름을 넣고 다니세요. 주유소가 없는 곳도 많고, 주유소가 있어도 기름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하는 것이었는데
큰일날 뻔 했다.
오전엔 말들이 도로를 질주하더니 이번엔 아예 길을 가로질러 가는 우리의 음메들^^
그런데 이 음메들 상당한 양반 가문인가보다.
느~린 양반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네.... ㅡㅡ;:
또다시 칠레 땅을 밟는다.
남미 지도를 보면 유난히 홀쭉한 영토를 가진 칠레.
그리고 안데스 산맥이 있는 땅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길이 안좋기로 소문난 칠레.
칠레를 가기위해 차를 렌트할 때 비용도 더 들었었는데,
낮은 승용차인 우리 차를 끌고 다시 칠레를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금 루트를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털털거리며 달려 다시 만난 칠레 국경사무소.
이 곳에서도 무사히, 신속하게 입국 도장을 꽝!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 때와 다르게 차량 내부를 꼼꼼하게 검사한다.
과일이나 농산물등이 있는지 보는 것.
한 직원이 트렁크는 물론, 차량 내부 발 밑 짐까지 꼼꼼히 보더니 ok!를 해준다.
올 때 거의 검사를 하나마나하게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과일은 모두 먹고 조금 남은 감자랑 양파를
트렁크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것이 주효했다. 아니었으면 모두 뺏길 뻔.
이번엔 우슈아이아로 올 때와는 다른 루트를 택해서 갔는데,
그나마 같은 비포장 길이라도 훨씬 상태가 좋다.
이런 길이지만 올 때와 비교하면 양반인 것.
어쩐지 우슈아이아로 올 때 일반 승용차는 거의 안보이고
트럭이나 4WD 차량들만 다니더라니...
일반 승용차들은 모두 이 길로 들어왔던 것이리라...
네비를 너무 믿은 우리의 불찰...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칠레 도로가 너무 나쁘다고 투덜투덜 거렸지만
그래도 여기는 열심히 포장을 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항구 거의 다 다다르자 다시 포장도로를 달리게 된다.
올 때와 똑같은 배를 다시 타는 중. 요금도 동일^^;:
그리고 다시 길을 달려 처음 만났던 국경 사무소 도착!
이 곳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도장을 두번 꽝!꽝! 찍고 계속 달려가면 되겠지?하며
사무소로 들어갔지만....
이 곳이 아니었다. ㅠㅠ
우리가 며칠 전 우슈아이아로 들어갈 때 여기서 출,입국 도장을 받은 것은 맞는데,
반대 방향으로 나갈 때는 이 사무소가 아니고 좀 더 가야 나온단다.
앞차도 여기 멈추길래 당연히 이 곳인줄 알고 따라 섰더니 아니었던 것.
그러고보니 우리 뒤에도 줄줄이 세 대의 차량이 섰다가 우리처럼 다시 나와 달려가더라는...
이 나라 사람들도 잘 모르는가보다^^
바로 이 곳.
우슈아이아로 들어올 때 우리가 멈추지 않고 쓩~~하고 지나갔던 이 곳이
바로 우슈아이아에서 빠져나올 때 출,입국 도장을 찍어주는 곳이었던 것.
(나올 때는 사진을 찍지 못해 들어갈 때 찍었던 사진 재탕^^)
그나마 이 사무소에도 칠레, 아르헨티나 직원이 동시에 있는 바람에
쉽게 출입국 절차를 받을 수 있어서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을 지나 달리고 달려
드디어 목적지인 Rio Gallegos에 도착.
지난 번 머물렀던 캠핑장에서 일박하고 칼라파테로 넘어가기로.
무엇보다 거의 비어가는 기름통을 채우기 위해 주유소부터 찾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까르푸에 들려 일용할 양식을 사서 캠핑장으로 갔다.
까르푸에서 냉동 오징어를 발견하고 덥석 샀는데, 언제 해먹는다지?^^
오늘은 지난번과 달리 바람이 심하지 않다.
그리고 공사중이라고 사이트도 입구쪽으로 안내해주었는데
설겆이하기도 더 편하고 오히려 더 좋았다.
우리 가족이 사이트를 구축할 때 두 집이 더 들어와 외롭지(?) 않은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우슈아이아에 있다가 조금 올라오니 여기는 봄날씨 같다.
위도 몇도 차이로 이렇게 날씨와 기온이 달라지다니...^^
내일은 아름다운 호수와 모레노 빙하로 유명한 칼레파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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