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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뉴질랜드

131. 뉴질랜드 - 오클랜드에서 북섬 최북단 케이프 레잉가 까지, Auckland ~ Cape Reinga, New Zealand

by 여행숲 2014. 3. 30.

긴 비행시간 끝에
드디어! 이제 5번째 대륙인 오세아니아중 하나인 뉴질랜드에 도착!

아차차! 여기서 잠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하마터면 비행기를 못탈뻔 했다는 얘기를 해야한다.

1년여 넘게 다니면서,
한번도 입국 문제 때문에 고민한 적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우리가 갈 나라들의 입국 형태를 모두 조사해서
미리 미리 대비를 해놓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항공권을 발권하려고 하는데 항공사 직원이
호주 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뉴질랜드를 가는데, 왜? 너네가 호주 비자를 챙기니?"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뜨끔했다.
호주 비자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무비자로 너무나 잘 다닌 덕분에, 아주 잠깐 입국 문제에 대해 생각을 놓았던 것.

우리가 뉴질랜드에서 호주로 출국하는 비행기 편을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체크를 한 것 같다.

어쩌지? 어쩌지?
잠깐 황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친절한 항공사 직원들이 알아보더니
즉석에서 비자를 내준단다...
휴~~~~
비행기를 못타나... 싶었는데 천만다행이다!
대신, 비용은 $100
(미리 신청했으면 1인당 $20불로 가능했을텐데.. 쩝^^;:)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남은 나라들을 다시한번 챙겨봐야겠다.

 

긴 비행에도 내릴 시간이 되니 다시 또랑또랑한 표정의 아들들.
여행체질인거지?

공항에 도착하면서 본 바깥 풍경.
Auckland라고... 뉴질랜드라고... 팍팍 알려주네 ㅎ
Kia Ora 하고 인사하는것 같다는 것은 나만의 느낌인가? ㅎ

사실, 뉴질랜드는 청정국가라고 알고 있어서
입국이 굉장히 까다로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신발에 묻은 흙도 다 털고 들어가야 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은터라 다소 긴장했었는데,
의외로 간단히 입국!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여행을 할까? 하다가 
우리는 드디어 캠핑카를 빌리기로 결정했었다, 미국에서.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검색해서
우리가 선택한 캠핑카, apollo.

미국 여정 중에 한번 얘기한 적 있는것 같은데...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캠핑카 업체에도 이메일로 문의를 했었는데,
가난한 여행자인 우리 가족이 렌트를 하기에는 비쌌다.

그래서 폭풍검색+구글번역의 결과로 찾은 
비교적 저렴하게 빌리게 된 캠핑카.

비수기+미리 예약 할인 등등 해서
20일 빌리는데 약 1,500불 (당시 환율로 약 170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업체에 도착해 이것 저것 서류 처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렌트한 곳은 모터홈이라는 회사인데 여러 캠핑카를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다.
렌탈 회사 홈피는 요기--> Motor Home
|

드뎌~~
우리 집으로 선택된 캠핑카!!  내부,외부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깔끔, 깔끔 ㅎ
진짜 집 한채에다 바퀴만 단 것 같군 ㅎ

캠핑카는 처음이라 아이들도 신이 났다. 
유럽 여행 중에 우리는 무수히 텐트를 쳤다 걷었다 하는 동안에
주변에 무수히 널린 캠핑카들을 보며 부러워했던 아이들이라 더욱 그런 듯^^

캠핑카 인수를 하는 동안 한 바퀴.. 두 바퀴...
캠핑카와의 첫인사에 열중하고 있는 막내.

화장실과 샤워실도 살짝 보인다.
화장실 & 샤워실은 꼭 필요할 때만 쓰기로 한다.
대신 캠핑장에 있는 시설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안그러면 물 채우기, 청소하기... 등으로 힘들까봐 ㅎㅎ

우리가 렌트한 캠핑카는 6인용.
4인용은 실제 4인 가족이.. 더군다나 큰 아이들이 있는 우리로서는
다소 비좁아 보여 6인용을 선택한 것.

기진맥진한 불닭!

캠핑카 운전도 처음(대형이잖아!! ㅠㅠ)
뉴질랜드라 오른쪽 운전에.... (ㅠㅠ 2)
긴 비행 후 캠핑장까지 조심 조심 오느라 진이 다 빠졌네...

불닭~~ 힘내라, 힘!

우리는 새로운 대륙,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새로운 캠핑카에
적응하기 위해 오클랜드 첫 캠핑장 Manukau Holiday Park에서 2박을 하기로 한다. 

이제 살림살이들도 나와있고, 집같군 ㅎ

긴 비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한 순타의 얼굴
그래도 아이패드는 꾸준히... 쿨럭 ㅎ

2박의 짧은 휴식과 적응 시간을 보내고
이제 뉴질랜드를 가로지르기 위해 북으로 방향을 잡고 달린다.

캠핑장에서 홀리데이 파크(Holiday Park) 회원가입을 했다.
뉴질랜드 전역에 있는 캠핑장 체인으로 웬만한 곳에는 언제나 홀리데이 파크가 있어
회원 가입을 해 놓으면 캠핑장에 묵을때 할인을 해준다. 

홀리데이 파크는 몇개의 그룹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Top10 Holiday Park 에 회원가입을 했다.
시설도 괜찮고 지역별로도 다양하게 있다고 해서...

단기간으로 오는 여행자는 회원가입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우리처럼 20여일 계속 캠핑카를 몰고 다니는 경우에는
매숙박시마다 10% 할인을 해주는 터라 유용하다.

* Top10 Holiday Park 홈페이지 *

홀리데이 파크 홈페이지 *



여기서 잠깐!!
아래 지도는, 우리가 캠핑카를 타고 뉴질랜드를 다닌 전체 루트이다. 


북섬의 오클랜드에서 시작해서 최북단 케이프 레잉가(Cape Reinga)로 올라갔다가
다시 남으로 남으로 내려와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 인버카길(Invercargill) 찍고,
다시 올라와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출국하는 총21박 22일의 일정.


달리는 캠핑카 안이지만,
마치 집에서 책상에 앉아있는 듯한 편한 공간을 누리고 있는 아들들.
캠핑장에서 매번 텐트를 펴고 접고 하던 것이 엊그제인데...
업그레이드 된 숙박에 아이들은 므흣~


우리는 뉴질랜드의 제일 북단에서 남단까지 횡단을 계획이라,
일단 한인이 많이 사는 오클랜드에서 한국식품 등을 보충하기로 하고,
한인마트에 가서 쌀, 김치 등등을 샀다.

대형 캠핑카에 우측 운전에 힘이 들텐데도, 불닭은 너무나 빨리 적응을해서
마치 자기 차를 운전하듯 여유롭다.


왕가레이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어디에선가, 왕가레이가 북섬 최북단의 도시라고 하던데...
아니 그럼 그 위로는 그만한 도시가 없다는 소리인가?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일단 우리는 오클랜드에서 2~3시간밖에 안올라왔기 때문에 더 올라가기로 한다.

내려올 때 들를 기회가 있을지....

각국의 표지판은 다양하다.
자기 나라에 맞게, 자기 도시에 맞게, 다양한 표지판이 존재한다.

날이 흐리다 했는데... 비가 촉촉히 온다.
우리의 오늘 일정도 숙소까지 가면 끝~

하룻밤을 지내고 드디어! dump를 처리하고 있는 순타.
캠핑카를 타면 그냥 편하게만 다니면 될줄 알았는데...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일이 있었네 ^^

배에 차를 싣고 건넌적은 많지만,
커다란 캠핑카를 배에 싣는 것은 처음이라 다소 긴장.


배를 타고 나와서 우리가 향하는 곳은,
와이탕이 (Waitangi )

너무나 깔끔하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모습
우리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의 모습이 참 보기좋다.


우리의 숙소 겸 발인 캠핑카를 안전하게 주차하고
와이탕이 조약 기념관으로 향한다.

이 기념관은 뉴질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역사적인 장소에 세워졌는데...


1800년대 초,
많은 유럽인들이 뉴질랜드로 왔고,
원래 이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인 마오리족과 이주해온 유럽인들과의 마찰이 점점 심각해져갔다고 한다.

영국정부는 무력으로 마오리족을 제압하지 않고,
조약체결을 통해 뉴질랜드를 식민지화하였는데,
그 조약 체결이 이곳에서 이루어진것이다.
그리고 조약이 체결된 날, 1840년 2월 6일이 뉴질랜드의 건국절이 되었다고...

원주민들의 상징물이 서있고,

우리는 뉴질랜드의 한 역사 속으로 들어가본다.

전시관을 나서면 뒷편으로 이런 멋진 풍광을 가진 곳이 나온다.


마우리족 기, 영국 기
그리고 뉴질랜드 기가
사이좋게 올려져 있는 곳을 지나면,

당시 총독관저가 나오는데,
그 안에는 역사가 빼곡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1800년대 초로 돌아가
뉴질랜드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총독 관저를 보고 그 옆으로 가니 마오리 전통 양식의 회관(?)이 있다.
이 곳 앞에서 전통 공연도 한다고 하던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무도 없다.

덕분에 우리는 실내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마우리의 숨결이 팍팍 느껴지는 듯 하다. ㅎ



이 카누는 의식용 전투카누라고 한다.
엄~청 길다.

35m 길이의 이 카누는 최대 120명까지 탈수 있는데
최소 70여명이 노를 저어야 움직인다고 한다.

이 거대한 나무인,
카우리 나무 Kauri Tree로 전투용 카누를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 거대하다.
미국에서 우리가 봤던 레드우드나 세콰이어만큼이나 크다.

사진의 안내문을 보면,
이 카누를 마우리 어로 "Ngatokimatawhaorua" 라는 긴 말로 부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념품점에서 만난 키위.
가격이 만만치않고 유리라 운반의 문제로 사지는 못함. 흑. 아쉽...

다시 길을 떠난다. 오늘 목적지인 cape reinga까지~


가는 길에 홍콩에서 워홀(Working Holiday)을 왔다는 처자를 잠시 태워줬다.
정말이지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
'세상은 넓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 모습도 너무 다양하다.'

이 처자도, 우리 나라 젊은 청년들도
자기 나라를 떠나서 이 먼 곳까지 와
농장에서, 혹은 식당 등등에서 노동을 하며
어떤 것들을 얻고 싶은 걸까?
어떤 삶을 만들고 싶은 걸까?

사실,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젊었을 때 보다
지금은 훨씬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자유롭고,
외국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니,
피끓는 청년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가보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오랫만에 외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처자를 만나 잠시 이 생각 저 생각을 해본다.

우리 아덜덜도 나중에 저런 삶을 살지도 모르겠구나...하는 마음에...더욱...

오늘이 목적지 Cape Reinga 방향은 쭈~욱 북으로 북으로 가란다.
바로 뉴질랜드의 최북단에 위치한 곳이니까.

뭔가 데자뷰가 느껴지는 풍경...스위스?
평화롭고 아름답다.
정지한 듯 정지하지 않은 풍경에 마음이 순해지는것 같다.

해가 지려고 한다...

커다란 캠핑카를 끌고 가는 것을 감안하지 못하고
너무 하루 이동 거리를 멀게 잡았나?


그래도 이제 거의 다 온듯...
아르헨티나에서 1,000km를 달릴 적도 있는데 뭐,
우리는 모두 천하태평^^

도착! 도착!
이미 어둑해지기 시작해서인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이 곳에서 석양를 보았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뭐 해가 진 후의 아스름한 이 풍경도 좋다.

늦었지만 등대까지 내려갔다 오기로..
우리가 등대로 갈 즈음엔 그나마 있던 몇몇 사람들도 모두 떠나고 없다.
곧 어두워질테니 모두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겠지..

이 곳 Cape Reinga (레잉가 곶)은 뉴질랜드 마오리족에게는 신성한 곳이라고 한다.
레잉가는 '뛰어 내리는 곳'이라는 뜻인데,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곳에서 뛰어내려 나무의 뿌리를 타고
지하 세계로 내려가 선조들의 고향인
하와이키(Hawaiki)로 간다고 믿는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등대까지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는 두 아덜

등대를 기준으로
좌측은 태즈만해, 우측은 태평양이다.
두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잔잔한 날이 별로 없고 물결이 크게 인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간 날은 웬지 고요...

오늘 어떤 영혼이 하와이키로 떠난 것은 아닐까?^^



마오리 족에게 신성한 곳이라는 말을 들어서일까?
바닷가 풍경이
고즈넉하면서도 침묵 속의 일렁임 같다.

등대로 향하는 두 아덜의 실루엣이 점점 짙어진다.

등대는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다.
옛날에는 그 누군가가 이 곳의 등대지기였겠지...

지금은 전기로 빛을 밝히고 있다.

최북단, 최남단 등
가장 끝에 가면 늘 만나던 표지판...
남극도 보이고,
벤쿠버도 보이고,
도쿄마저 보이는 구나^^;:

위풍당당 세 모자!!

장발의 불닭도 한 컷...

케이프 레잉가는
일출,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일출도 넘 멋지다고 하지만,
이 곳 주차장에서 노숙을 하지 않기로^^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숙소를 찾아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숙소를 찾아 내려오다가
아무도 없고,
불빛도 하나 없는 곳에서
우리는 은하수를 만났다.


남반구에서 만나는 은하수는
또 어떤 모습일까?

불닭도 은하수를 운전하면서 보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함^^
그래서!
잠시 캠핑카를 세우고 모두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차 한대가 지나가다가 멈추더니
우리 쪽으로 다시 후진해 온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지,
캠핑카가 한적한 곳에 서 있으니,
 도와주려고 했나보다. ㅎㅎ

아니라고, 우리는 은하수 때문에 멈춘 것이라고...

그들은 이해를 못하겠지?
매일 보는 풍경일테니까~

여행 중 다양한 장소에서,
은하수를 만났다.

언제 만나도 우리를 설레게 했던 그 별들을
아쉽지만 뒤로 하고
우리는 캠핑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