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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이집트

61. 이집트 - Egypt , 작고 순박한 시와마을, 소금호수

by 여행숲 2012. 12. 17.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른다.

지금 솟고 있는 태양이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늘 저 곳에 있었는데 우리만 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것으로 여기는 거구나. 새삼스레 드는 뻘쭘한 생각^^

사막은 모든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일까? 아니면 원래 아름다운 곳인 것일까? 번잡하고 소란스럽고 쓰레기가 뒹구는 카이로 시내에서 몇일 있은 탓이어서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까? 계속 이어지는 뻘쭘한 생각을 하며 일출을 맞이한다.


일출과 일몰의 공통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느리게 느리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때가 차면 쏙! 하고 떠오르거나 가라앉는다는 것! 

때가 되면, 쌓이고 쌓이면 걷잡을 수 없이 밀고 나오는 것을 우리 삶의 이것 저것에 대비해보는 이 아침의 개똥철학자.


고요한 사막의 일출


이제 서서히 사막이 드러나겠지


마미와 순타, 징이로키가 아직 잠들어 있는 우리의 하룻밤 보금자리와 차 안에서 얼마나 불편한 잠을 잤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 압둘에 대한 마음으로 담아본 한 컷.


새벽녘의 모래 언덕은 또 다른 느낌이다.


푸른 하늘을 보며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시와사막.


부스럭부스럭 잠이 캔 징이로키가 모래와 장난을 치고 있다.


사막에 대한 따뜻한 추억을 안고 돌아가는 아이들. 

그래, 언젠가 와서 다시 한번 사막을 만나보렴. 

너희들이 성장하는 만큼 사막은 또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겠지.


이제 사막을 떠날 때가 되었다. 마음에 담게되는 장소를 떠날 때는 늘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여행자의 눈으로만 보는 한계 또한 있음을 알기에 떠날 수 있는 것이겠지.


시와마을로 돌아와 이번엔 다른 레스토랑을 찾았다. 호텔 옆 건물 3층에 위치한 레스토랑(Sharazad cafe-restaurant)인데 압두 식당보다 가격은 좀 비쌌는데 징이로키는 이 집 음식이 맛있다고. 


일몰 후 막 불빛이 들어오는 시간의 시와.


호텔에서 찍은 점심먹었던 레스토랑. 같은 3층이라 코앞에 보이네. 저 레스토랑은 저녁에 가야 더 운치(?) 있을 듯.


다시 아침이 되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어제 밤 버스로 카이로로 돌아가야 했는데, 괜히 한적한 시와에 마음이 움직여 가족 모두 이곳에서 며칠 더 머물기로 결정한 것.

우리 가족이 제일 잘 하는, 아무 것도 안하고 숙소에서 뒹굴뒹굴 하기를 하루내 하고도 별로 떠날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을 보니 시와가 모두에게 편안한가보다. 

잠시 다니러 온다고 별로 준비도 없이 떠나왔는데, 뭐 며칠 동안은 견딜 수 있겠지. 단지, 밥을 계속 사먹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 (시와도 관광지라 식당 밥값이 싼 편은 아님^^)


호텔에서 며칠 묵는다고 하자, 여행갔다가 돌아온 호텔 주인 유세프가 투어를 가지 않겠냐고 불닭에게 말을 했다고. 하루 동안 뒹굴었으니 한번 가볼까? 


20대 청년 유세프. 호텔도 있고 시와에서는 나름 유지가 아닐까? 


시와에는 사막만 있는 줄 알았던 우리에게 요세프가 데려다 준 소금 호수. 굉장히 큰 호수였는데 붉은 빛을 띄는 호수의 일부분에 이렇게 깨끗한 소금꽃이 피었다.

소심한 우리 아덜덜 안들어가려고 머뭇머뭇하다가 마미가 먼저 들어가자 그제서야 같이 들어가 본다.

 

요세프가 소금꽃 위에 올라가 서라고 하더니 가족 사진을 찍어주었다. 예전에 온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여기서 수영도 했다고 얘기를 해주네.


마미는 여기가 무지 마음에 드는 듯. 혼자서 꿋꿋하게 계속 소금 호수를 걸어다닌다.


순타가 한쪽 발을 담그고 머뭇머뭇하고 있는 여기는? 아주 뜨거운 hot spring. 유세프는 들어가 뜨거운 티도 안내고 잘만 서있던데 우리는 악~~! 소리를 지르고 나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hot한 온천. 온천을 좋아하는 마미마저도 발을 담그지 못할 정도로 뜨거웠는데 유세프는 뜨거움을 못느끼나? 아님 뜨거운 것을 견디는 유전인자가 있나?


뜨거워서 폴짝 폴짝 뛰면서도 못내 아쉬워 아예 털썩 앉아서 한쪽 발씩 교대로 넣고 있는 마미.

여기서 유세프와 같이 얘기를 좀 나누었는데,자기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단다. 그런데 한국 아가씨랑 하고 싶다고. 웃으며 행운을 빌어주긴 했지만 글쎄, 여성이 결혼하면 밖에 나가기도 어려운 이 곳 이집트에 살 한국 아가씨가 있을 지...


다음에 찾아간 또 다른 spring.  


제일 마지막에 갔던 spring. 물도 시원하고 아주 깨끗, 물고기도 많아서 한참을 쉬었다. 여기 있던 이집션 아저씨한테 맛난 허브차도 얻어마시고 다시 유세프가 이끄는 일일투어를 계속했다. 아주 오래전에 시와 사람들이 살았다는 old 마을도 갔다가 다시 시와 시내로 돌아왔다. 시와하면 사막만 생각하고 왔다가 예상치 않는 구경을 덕분에 잘한 하루였다. 사막에 이렇게 많은 샘이 있다니... 


시와를 떠나기 전날, 마미가 다시 한번 온천을 가고 싶다고 해서 불닭과 둘이서만 나선 길. 아이들은 온천에 관심이 없다고 해서 숙소에 놔두고 유세프가 저렴하게 태워준다고 해서 유세프의 차를 다시 타고 가던 길에 만난 유적.


여기가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spring. 여기서 잠깐! 여긴 hot spring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마미는 다른 블로그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여기도 뜨거운 물이 샘솟는 온천인줄 알고 여기를 가자고 했던 것인데 여기는 cold spring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옛날 클레오파트라가 여기까지 와서 즐겼다고 해서 클레오파트라 spring이라는데, 오늘은 아무도 수영하는 사람이 없다. 아랍 계통 단체 관광객들도 잠시 왔다 갔는데 머리까지 가린 그들이 여기서 수영을 할리는 없고... 발이라도 담그면 좋은데 여기는 발을 담그기에도 불편하다. 수영 전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미는 곁에 달린 조그만 샘에서 기어코 발을 담그고야 말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늘은 이제 시와를 떠나야 하는 날. 아들들 머리를 깎아주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불닭이 결국 이발소를 찾기에 이르렀다.


싫다는 아덜덜을 끌고 간 불닭. 제일 먼저 징이로키가 이발 대상 마루타.


자기 머리가 버섯머리가 되어 가는 것을 본 징이로키가 웃음이 터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는.


징이로키에 이어 이발하는 순타. 자뭇 심각? 어, 그런데 일본말이 써진 보자기네... 이 멀리까지 누가 선물해준 것일까?^^

그나저나 불닭의 추진력 덕에 3cho 이발을 아주 싼 가격(30파운드 = 6,000원, 원래는 아이들 7파운드, 불닭 10파운드로 24파운드를 주기로 했었는데 거스름돈이 없다고 해서 6파운드를 더 주게 되었지만)에 하게 되어 마미는 기분이 좋다. 


버스가 밤에 출발하느라 다시 한번 더 보게 된 시와의 일몰.


압두 식당보다 쬐끔 더 우리 입맛에 맞고 가격은 조금 저렴한 식당(east west restaurant)을 발견해서 자주 갔었는데 사진 저~ 위쪽에 보인다.


우리의 단골 식당에서 시와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머리는 깔끔한데...


저녁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발한 징이로키. 나름 괜찮구만...


시와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선 휴게소. 10시간 동안 이런 휴게소를 몇번 들르는데 이상한 것은 버스에 어린 아기를 데리고 한 가족이 탔는데 남편과 아기는 매번 내리는데 엄마는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는 것. 화장실도 안가고 10시간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녀를 보며 괜히 짠한 마음이. 그 마음 또한 내 입장에서만 본 일방적인 마음이겠지?^^

시와에서의 지루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5일이 후딱 지나가고 이제 다시 카이로로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