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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그리스

51. 그리스 - Greece , Athene - 그리고 이탈리아 Bari로

by 여행숲 2012. 11. 2.

새벽 2시에 산토리니를 출발해서 아테네 피레우스 항구에 도착한 시간이 8시경. 아테네로 돌아올 때는 다른 섬을 들르지 않아 시간이 팍 단축된 것^^

숙소로 잡은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너무 이른 시간이라 우린 바닷가에서 잠시 쉬었다 가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모두들 넘 피곤한 상태라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아파트로 가기로 결정하고 go, go~


피레우스 항구는 다양한 크기의 배들이 수도없이 정박해 있다. 크루즈도 물론!


우리가 묵을 숙소. Booking.com 이나 Hotels.com 이 아닌 제 삼의 사이트를 찾아내서 이메일로 예약한 숙소였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깨끗하고 아주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집앞에 노상주차를 할 수 있어서 더욱! 

다만, 우리가 약속한 시간 11시쯤에 도착했는데 아직 청소중이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거의 1시까지 기다렸다는 것만 옥의 티^^ 그래도 미안하다고 주인아저씨가 커피랑 마실 것을 사줘서 이것도 '티'가 아닌 걸로 해주기로 ㅎㅎ


불닭과 마미가 묵는 방의 모습


주방에 간이 식탁도 있고 커피메이커, 오븐도 있고 모두 깨끗해서 마미가 좋아함


현관 앞에 있던 4인용 식탁. 마치 가정집처럼 예쁜 화병도 있고 인테리어도 good~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고 주인아저씨 어머니가 직접 구웠다며 맛난 쿠키랑 빵도 주셔서 잘 먹었다^^

 

거실 겸 아이들이 묵을 방. 알바니아에서 산 보물성 DVD가 차에서는 작동이 안돼서 안타까워하던 아이들이 DVD를 신나게 보고 있다.


잘 쉬고 다음날 드뎌 시내로 나갔다. 가장 보고싶은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에 들른 제우스 신전. 우린 여기서 파르테논 신전, 아고라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을 샀는데 (아이들은 무료) 결국 다 쓰지 못했다. 오늘이 일요일이었던 것이다. 일요일에는 모든 유적지가 일찍 문을 닫는 다는 것을 몰랐다는....ㅠㅠ


어쨌든 징이로키도 증명사진(?^^)을 찍고,


지금은 아크로폴리스를  올라가는 중... 올라가며 디오니소스 극장 등도 보았는데 이 쪽에 있던 유적지는 많이 훼손되어 있어서 맘이 안좋았다. 이 곳도 복원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듯...


예전에 야니의 그리스 연주회 DVD를 아이들과 함께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연주회를 했던 곳이 바로 여기, 아티쿠스 음악당!! 오늘은 어떤 공연을 준비하는 지 남녀 발레 무용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크로폴리스에는 가장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과 니케신전, 에렉테이온 신전 등이 있다. 오늘은 비가 오락 가락 해서 좀 미끄러웠다. 마미가 몇년 전에 왔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녀서 대리석이 매끌매끌하게 되어 있더라고, 계단은 나무를 완벽하게 깔아서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그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정도 남아있는 것만 해도 놀라운 일 아닌가? 물론 여러 유물들이 영국 등에 많이 뺏기긴 했지만 말이다. 영국박물관에서 본 파르테논 신전의 유물들이 원래는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건데... 영국이나 프랑스 등에서 그들이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유물들을 보면서 사실 맘이 좀 편하지 않았다...  뺏긴 나라들은 반환을 줄곧 요청하지만 그들이 돌려줄 것 같지도 않고... 우리나라도 그런 유물이 있으니...


다소 흉물스런 철골이 둘러싸고 있는 건물이 바로 아크로폴리스에서 가장 중량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이다.  마미 왈 '에고... 아직도 이쪽 면 공사중이네~' 몇년 전에도 같은 부분을 보수하고 있었나 봄^^

그런데 저렇게 느리게 가서 언제 다 둘러보려고 하지? 힘을 내~ 조금만 있으면 문을 닫는다고~~!!


파르테논 신전의 맞은 편에 있는 에렉테이온 신전의 한 면. 에렉테이온 신전은 포세이돈과 아테나가 이 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을 때,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꽂은 곳이자 여신 아테나가 올리브 나무를 심은 곳이 이 신전이 세워진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에렉테이온 신전도 포세이돈 신전, 아테나 신전, 성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아테나가 심었다는 올리브 나무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사진에 보이는 카리아티드(여인들 모습)은 모두 복제품. 영국박물관에서 진품 하나를 보았으니 나머지 5개는 어디에 있을까요? 예... 박물관에 있다고 합니다. 그럼, 어느 나라에 있냐구요? 다행히도 그리스에 있답니다. 아크로폴리스 바로 앞에 새로 지어진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좀 있다가 가보기로... 


에렉테이온 신전을 둘러보고 뒤쪽으로 가서 아테네 시내를 내려다 보려고 비를 맞으며 가는데 사람들이 모두 돌아나오고 있다. 직원들이 'closed'라며 사람들을 내려보내기 시작한 것. ㅠㅠ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와 불닭과 순타는 언덕위에 올라가고 마미와 징이로키는 아래서 기다리는 중...


언덕에서 바라본 아크로폴리스의 모습


박물관을 들어가자는 말에 다소 표정이 일그러진 징이로키^^ 징이로키는 박물관이 힘들어서 싫대요...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의 정문 모습. 마미가 왔을 때는 없었다고 하는 것을 보니 최근에 개관한 것 같다.  살펴보니 2009년에 개관을 했네.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마음을 끌게 설계가 되어서 인상이 깊었다. 고대 유적지를 볼 수 있도록 유리로 마감을 한 것도 인상적. 전체적인 소감을 말하면, 예상보다 훨씬 좋았던 박물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1층에는 사람들의 눈을 끌만한 영상이 흘러나오고 신전을 본떠 만든 모형도 있고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리고 복층식으로 된 2층에는 스터디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카페가 있어서 관람하다가 식사도 할 수 있다. 특히 카페에서는 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며 차나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인기가 좋은 듯. 우리도 여기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계속 앉아 있고 싶었을 정도.


내부는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서 사진이 없어 아쉽다. 박물관 전체 층중에서도 3층은 마미가 강추하는 곳. 3층 전체를 파르테논 신전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규모로 만들어 마치 실제 파르테논 신전을 마주 대하는 듯 하다. 아니, 보존해야할 유물 (벽면, 조각상 등)이 그대로 옮겨와 있으니 실제 파르테논 신전이나 마찬가지 일 듯. 

조각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없는 벽면도 그대로 살려서 전시를 했는데, 그 밑에 현재 이 유물은 어디에 있다는 설명이 있는 것도 있고 아무 설명이 없는 것은 행방을 모르거나 완전히 파괴되었거나 그런 것일 듯한데 이 것들을 모두 그대로 전시를 하고 있다. 영국박물관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실제 파르테논 신전을 본 우리로서는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는 작업도 같이 했던 곳.

만약 그리스가 영국박물관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관련 유물들을 모두 반환받아서 3층에 있는 유물들과 합치게 된다면 아주 대단한 공간이 될 것 같은데 가능한 일일까?

고대의 도시 아테네에서 사실 우리는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했다. 하지만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본 것 만으로도 아주 배부른 느낌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박물관.  

모두에게 강추해요~~~^^


다음 날, 드디어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페리를 타러 파트라까지 가야 하는 날. 원래는 이구메니차에서 페리를 타고 바리로 넘어갈 예정이었으나 산토리니 페리를 예약할 때 페리 직원이 아테네에서 이구메니차까지는 파트라보다 훨씬 멀고 길도 꼬불꼬불하다며 파트라를 추천해 바꾼 것. 페리를 타고 가는 시간이 좀 늘어나는게 살짝 부담이 될 것 같긴 했지만 차를 타고 이동거리가 짧은 걸로 대신하기로.


파트라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Korinthos 표지를 보자 마미가 들렀다 가자고 해서 급 일정 변경~


코린토 운하를 보기 위해 내려서 상점앞에서 한 컷!


마미는 다시 한번 몇년 전 왔던 기억을 되살리며 징이로키에게 열심히 설명 중~


물빛이 넘 예쁜 코린토 운하. 무슨 얘기 중이었길래 그렇게 웃니?


운하 주위를 관광하는 배 한 척이 들어오고 있다. 이 코린토 운하는 이오니아해와 에게해를 이어주는 운하인데 그리스 본토와 펠레폰네소스 반도 사이에 바닷길을 낸 것이다. 보기에는 그렇게 길어보이지 않았지만 6km나 된다고 하는데 이 운하가 개통됨으로써 이탈리아의 브린디시항과 그리스의 피레우스항까지 거리를 320km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운하위에 양방향으로 차도 다니고 사람도 다닐 수 있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서 우리도 구경을 할 수 있는 것~


이왕 코린토에 왔으니 코린토 유적지를 보고 가자는 마미의 말에 3cho는 끌려가다시피^^ (넘 뜨거운 날이었다고 얘기해 달라네요^^) 들렸다.  아폴론 신전 터의 거대한 기둥들이 타들어가는 듯 뜨거운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 있다. 저런 유물들을 보면서 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그들이 견뎌낸 수많은 세월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 듯.


이곳 박물관은 선사시대 유물부터 그리스, 로마, 비잔틴 유물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는데다 사진도 마음대로 찍게 내버려^^둔다. 마미는 두번째 왔으면서도 제일 늦게 이동을 하여 3cho의 원망을 듣기도...^^ 

어느 곳을 가던지 방명록이 있으면 늘 한 말씀 적는 걸 즐겨하는 징이로키도 이 날은 넘 지쳐서 그것도 싫다고... 그래도 승리의 여신 니케아상 앞에서 한 포즈 취한 징이로키.

마미가 왔을 때는 복구 공사도 안했었고 다소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여기 저기서 복구 공사도 하고 있고 안내문도 잘 정비되어 있어 몇 년 후 다시 와 본다면 유적지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볼 것은 다 보고 이제는 차를 달려 파트라까지 가야 한다. 시간은 아직 넉넉한 것 같은데 미리 가서 기다리는게 편하니깐. 유럽에서 늘 느끼던 대로 그리스의 하늘도 참 아름답다.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 그 옆에 자리한 집들의 풍경이 차안에서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파트라 가까이 왔을 때 본 멋진 다리. 불닭이 차를 돌려 다리를 구경하고 가자고 한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다리 아래에는 현지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들을 구경하다가 잠시 앉아서 바다 물빛에 넋을 놓고 있는 모자.


다리와 바다, 그리고 하늘. 이런 풍광을 매일 보며 사는 사람들은 절로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그러지 않을까?^^


불닭과 마미만큼이나 멋진 경치를 좋아하는 순타의 망중한. 


드디어 파트라로 나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우린 느긋하게 주유도 하고(이탈리아 기름값이 장난이 아니라 해서 Full로 채우고) 마트에 들러 페리타고 갈동안 먹을 것도 사고... 그런데 점심을 먹지 않아서 아이들이 치킨을 먹고싶다고 해서 샀다. 페리 타기 전에 먹을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샀는데, 결국 그 치킨은 이탈리아에 도착해서 먹을 수 있었다는 슬픈 전설이... ^^ 


네비에 신 항구가 표시되지 않아서 좀 헤매다 구 항구에서 직원에게 물어 물어 찾아간 신 항구. 거기에서 또다시 헤맨 우리. 이곳에서 페리를 탈 때는 반드시 창구에 가서 다시 한번 표를 받아야 한다는 걸 몰랐던 우린 긴 줄 뒤에 서있다가 경찰이 알려줘서 다시 부랴부랴 창구로 달려가 여권 제시 등의 절차를 밟고 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느라 산 치킨을 먹을 정신도 없이 큰 트럭들의 뒷꽁무니를 따라 줄을 서서 페리에 탈 수 밖에 없었다. 페리에 타고 나서도 산 넘어 산. 이 페리는 트럭들이 우선 순위인지 승용차들을 제일 아래 층으로 내려보내는 것이었다. 다행히 타는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아서 자리를 잡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긴 한데...

차를 갖고 페리를 탄 것이 영국 왕복, 노르웨이 왕복, 산토리니 왕복 이렇게 세번이었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체계적으로 되어 있어서 편히 다녔는데 산토리니 갈 때는 약간 허걱! 그런데 이제 마지막 페리를 타는 이번 이탈리아로 가는 것이 가장 압권이다. 

예전처럼 편한 마음으로 좌석없는 가장 싼 표를 산 우리가 진짜 제대로 찬밥 신세를 당했던 것이다 ㅠㅠ  제일 긴 시간 (항해시간 15시간, 중간에 이구메니차 들른 것까지 합하면 17.5시간) 페리를 타고 가는데 자리를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우리가 먹을 것 등을 가지고 편한 소파를 찾아서 앉으려고 하자 웨이터가 와서 여기는 앉으면 안된다고 한다. 허걱!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그래도 좌석없는 표를 가진 죄로 안된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리셉션 앞쪽의 좌석쪽으로 가서 눈치를 보며 앉았다. 여긴 뭐라고 안하나... 그래도 이렇게 앉아서 어찌 그 긴 거기를 가야 할지...


아이들도 처음 쫓겨남을 당하자 다소 당황해 하는 모습. 그래도 제일 먼저 평온(?)을 되찾은 막내 징이로키! 


아직도 입술을 뜯고 있는 순타. 괜찮아, 순타야~  기운내!! 갑판으로 쫓아내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해야지~~ (정말?^^)


배 안의 사정은 열악해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찾아 일몰을 보러 나왔다. 우리가 탄 superfast보다 조금 먼저 출발한 배의 실루엣이 멋있군.

그리 긴 시간을 있지 않았지만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모두 갖고 떠나는 그리스. 안녕~~~


작은 페리인줄 알았는데 이런 곳도 있었나보네. 불닭이 언제 나가서 찍어 온 듯. 


시간을 때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을 자는 것이지만, 그것도 직원들 눈치가 보여서 여의치 않으니 카드놀이나 해볼까?  우리 옆자리에서 이구메니차에 도착하기 전에 자리에 누웠던 아줌마, 아저씨는 이구메니차항에 도착하면서 모두 깨움을 당해야 했다는...


의자 두개를 붙여서 독특한 자세로 카드놀이에 임하는 징이로키! 저 자세가 편하다나 어쨌다나...  힘든 상황이 있어도 듬직한 순타와 귀여운 막내 덕분에 금세 기운을 되찾게 되는 불닭과 마미. 오늘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겠지?

밤 12시쯤 이구메니차항에 들러 승객들을 왕창 싣고는 그제서야 소파에서 자는 것을 눈 감아줬던 야속한 페리. 만약에 다음에 또 다시 타게 될 기회가 있다면 비싸도 꼭 캐빈에 들어가 주겠어!!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나라, 이탈리아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