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로 향한다.
스위스는 아주 오래전 우리가 신혼여행으로 왔다 갔던 곳...
아련하지만 늘 새소리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각인되어 있던 곳.
그때 '언젠가 다시 오자~' 이랬는데 아이들과 함께 다시 가게 되다니...
프랑스 샤모니에서 스위스까지는 짧은 거리이다.
알프스 자락을 따라 차를 몰고 조그마한 언덕을 하나 넘으면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선이 나타난다.
우리가 묵었던 곳의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불닭이 그리도 오매불방했던 몽블랑. 정말이지 날씨가 도와줬던 샤모니였다.
샤모니도 알프스 자락이어서 그런지 어딘지 스위스의 풍경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 그림같은 '초록'과 어우러진 집들
국도를 따라가면 꼭 만나게 되는 울창한 숲길. 차타고 가면서 산림욕을^^
스위스하면 떠오르던 풍경이 드이어 눈앞에 나타난다. 스위스의 예쁜 집들~
아주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오다 잠시 멈춘 곳에서 찍은 Rhone 지방의 표시 판
중간 중간 Camping 이라고 적힌 푯말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묵을 곳은 체르마트에서 가까운 캠핑장이어서 아직 더 가야 한다.
마을 이름이 St. Claus라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 마을에 있는 라운드 어바웃에 산타 할아버지가 서 있다.
이런... 산타를 스위스에서 만나다니...^^
드디어 우리가 묵을 캠핑장 (Camping Attermenzen)에 도착!
체르마트에 좀 더 가까이 있는 Tasch에 가면 캠핑장이 있다고 하지만,
우린 ACSI 카드때문에 이곳에 묵기로...
레스토랑을 같이 하는 캠핑장이었는데 마침 오늘이 휴일이란다.
어떤 할머니가 5시에 리셉션을 잠시 여니깐 우선 텐트를 치고 있으라고 해서 그렇게...
스위스에서 묵게 되는 첫 캠핑장인데, 작지만 잔디가 푹신하게 깔린 괜찮은 캠핑장이다.
두 아들~ 왜 양쪽에서 뛰어오고 그래?^^
ㅇ
여기서 일박을 하고 내일 체르마트로 간다.
마침 캠핑장에서 체르마트까지 가는 택시가 있는데 아침 9시에 출발한다고 해서 그걸 타고 가기로.
Tasch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으나 시간면이나 비용면에서 택시를 타는 것이 이득.
다음날, 일찌감치 준비를 하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가족 말고도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중
드디어 체르마트에 도착.
아! 이렇게 다시 오게 되는 구나!
불닭과 마미는 감회가 새롭다.
날이 흐려서 마터호른이 보이질 않는다. 제발 날이 맑아지길... 샤모니처럼 날씨가 또 한번 우리를 도와주길...
고르너그라트로 올라가는 기차.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중. 체르마트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기차를 타고 경치를 유심히 보고 있는 순타와 징이로키
드디어 고르너고라트 역에 도착했다.
구름이 많이 끼고 비도 흩뿌리고 있다. 마터호른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
온통 구름에 휩싸여 있는 마터호른. 베일에 싸여 있는 너의 모습을 보여줘~
우리가 처음 너를 봤을 때처럼 산뜻하게 말야~
구름에 싸여 있는 마터호른에도 불구하고 망원경으로 유심히 살피고 있는 불닭
고르너그라트 역에서 관광객이 기차에서 내릴 때마다 밖으로 나와서 사진 모델이 되어주는 멍멍이(세인트 버나드).
아주 온순하게 생겼는데 같이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단체로 온 일본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우린, 멍멍이만 찍음^^
고르너그라트 역의 높이는? 3,089m
Aiguille du Midi보다는 낮은 높이.
역 주변에서 아쉬운 마음으로 마터호른을 보다가 3,100m에 있는 호텔로 출발~
호텔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에 보이는 3100 표시판!
우린 마터호른이 보일 때까지^^ 있다가 내려가기로 해서 시간 여유가 아~주 많다.
그래서 기념품점에서 엽서도 사고 맛있는 스위스 초콜릿도 하나 사서 먹었다.
유로를 주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스위스 프랑 동전이 너무 커서 신기해하는 중
호텔 위 전망대에서 설원을 배경으로~
마터호른을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고르너그라트 역으로 내려와 죽치고 앉아 있는 중^^
마터호른이 자기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
아주 조금씩 언저리만 보여주고 있는 중
마터호른을 보겠다는 우리 가족의 기다림이 장기전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
급기야 주저앉아 버린 불닭^^
역시나 자기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마터호른.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불닭과 마미의 마음을 몰라줘도 너무 몰라주네 ㅠㅠ
마터호른을 기다리는 동안 이런 저런 놀이도 하고, 구경도 다니고...
징이 로키는 엽서를 적어서 선생님께 보내기도 하고...
너무 추워 역에 있는 매점에서 따뜻한 음료를 사서 먹기도 하고...
재미난 엽서 구경도 하면서
(빌헬름 텔을 형상화한 두 장의 엽서가 상반된 모습으로 되어 있어서 모두들 재미나게 웃었다.)
기다렸지만 끝끝내 마터호른을 볼 수 없었다.
추위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계속 사진기와 함께 밖에 서 있던 불닭,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미소를 짓는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캠핑장을 다시 돌아가는 택시가 5시에 출발하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정도까지.
우리가 있던 고르너그라트 역 주변은 잠시나마 이렇게 날이 맑아져 가까운 산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오늘 올라온 사람들은 다들 아쉬워 하며 내려가고 있다.
우리도 이제 다시 기차를 타야 한다.
순타와 징이로키는 사진으로 마터호른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실물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ㅠㅠ
엄마, 아빠의 맘도 모르고 징이 로키는 기차를 다시 탄다는 것에 신이 나는 듯
다른 사람들은 올라왔다가 1~2시간 있다가 내려가는데,
우린 장장 5시간을 기다리다 내려가는 거라 아이들도 피곤한 듯...
다시 체르마트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거의 다 내려온 듯
아침에 서두르느라 역의 사진도 못찍고 올라가, 내려와서 한 컷!
마터호른을 보지 못해서 모두들 너무나 아쉬웠던 하루.
우리 텐트 옆에 있던 커플도 오늘 마터호른을 보지 못해 많이 아쉬워해서 서로 서로 위로를 했다.
비록 힘들고 아쉬운 하루가 되었지만
여기까지 아이들과 함께 다시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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