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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아르헨티나

85. 아르헨티나 - Argentina , 후후이 - 비아손을 거쳐 드디어 우유니로

by 여행숲 2013. 4. 27.

아르헨티나 남부 지방을 다녀왔으니 
이제는 아르헨티나 북부쪽으로 해서 볼리비아로 넘어가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 전에 35일간의 캠핑 여행을 하며 쌓인 피로도 풀 겸 부에노스에서 푸~~욱 쉬었다^^

어떤 날은 하루종일 나가지도 않고 좌빈둥 우빈둥 하면서 지내다보니
며칠 짧은 일정으로 부에노스에 오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가는 듯^^;:


우리도 오늘은 밖으로 나갔다.
여기는 산 뗄모(San Telmo) 벼룩시장. 


아이들은 뜨겁다고 아우성이었지만
(대낮의 햇볕이 내리쬐는 거리는 거의 죽음이긴 했다^^)
 그늘로 가면 된다고 회유를 해서 데리고 나갔는데, 
아이들은 별로인 듯.
닭날개와 불닭은 볼거리도 많고 재미있었는데.


땅고(탱고)를 멋드러지게 표현한 그림이 있어 한 컷!

여기서 우리도 기념품...이라고 해봐야
우리 처지를 생각해서 냉장고 자석과 나무로 깎은 야마,
젊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팔던 직접 만든 인형 하나를 사왔다.

가격이 저렴한지는 비교를 하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볼거리가 풍부해서 왔다갔다 하며 재미나게 거닐 수 있는 벼룩시장이었다.


또 하루는 날을 잡아서 유명한 라 보카(La Bocca)에 다니러 갔다.

보카는 항구지역인데
누구나 아르헨티나!하면 떠올리는 탱고가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다.
탱고는 
19세기 후반에
가난한 부두 노동자들이 저녁에 반도네온에 맞춰 춤을 추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하나 보카하면 연이어 떠오르는 것이
 '보카 주니어스' 와 마라도나가 있다.

축구를 그리 좋아하지 사람도 대부분 들어봤음직한 이름이 관련되어 있는 곳이다.

어떤 곳일까?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갔는데
버스를 잘못 내려 '까미니또'에서 꼭 내려야 한다는 신신당부를 떠올리며
괜히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새롭다.


왜냐하면 보카는 무척 위험한 지역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경고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가슴인 우리 가족은 조금은 겁을 먹고 까미니또를 찾아 걸었다.


그러다가 경찰을 보고 물어봤는데 통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또 다른 경찰에게 다시한번 물어보고나서야 정반대로 가고 있는 걸 알고는
발걸음을 까미니또로 돌릴 수 있었다.

위의 사진은 까미니또에 가기 전 버스에서 찍은 사진.
아르헨티나는 벽화가 무수히도 많다^^


오른쪽 건물에 아르헨티나 대중이 가장 사랑한다는 세 인물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로 마라도나, 에비타, 카를로스 가르델.

카를로스 가르델은 유명한 탱고 가수라고 한다.


원색이 건물을 생기있게 만드는 보카의 거리는 알록달록하다.


가게도 많고 거리 노점상도 많았는데 회화 작품을 파는 노점상이 유난히 많았던 것 같다.

 

어떤 가게 앞에 재미난 동상이 있어서 사진을 찍을까 하고 가보면
5페소라고 가격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
그래도 여기는 벽화라서 그런지 돈내라는 표시가 없어서 찰칵!


까미니또에 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마라도나와 Havanna 가게.
Havanna는 우리나라 초코파이 비슷하게 생긴 굉장히 단 과자인 alfjor를 파는 곳인데 
아주 유명한 체인점이라고 한다.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달다는 말에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굳이 막 팔려고 하지도 않고 마떼차도 마시며 한가로이 앉아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바라보던 노점상들이 생각난다.

보카는 상상했던 것만큼 크지는 않았다. 
칙칙한 항구에 알록달록한 색감의 마을이 인상깊긴 했지만
상업적인 관광지 맛이 나기도 한 짬뽕같은 느낌이^^


부에노스의 여름은 
한 여름의 뜨거움을 싹 날려주는 비가 한번씩 내렸다.
그 것도 폭우처럼. 


습도가 높지 않아서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한 부에노스였지만
어느 순간 막 습도가 높아져 그늘에 있어도 후덥지근하다 싶으면
꼭 이렇게 비가 내렸다.


숙소에서 한 밤에 내리는 비가 묘하게 마음을 잡아끌었다.


형아가 한국에 가 있어 매우 심심한 아리엘과
또래가 없어서 조금 심심한 징이로키가 뭉쳤다^^


징이로키에게 익살스런 표정을 배워 같이 해보는 두 아이들.
참 재미나게 놀았는데^^


부에노스를 떠나기 전 날, 그동안 못 본 탱고를 보러 갔다.
부에노스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탱고를 보러 가는데
우리는 왜 미적대고 있다가 떠나기 전 날에야 보러 갔을까?
불가사의한 부부이다^^


오늘 우리가 탱고를 볼 곳은 아주 간단한 극장식으로 된 곳.
보통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면서 탱고 공연을 보는데
이 곳은 작은 무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탱고를 소개하는 곳.
이 곳을 선택한 것은 여기 무용수 중에
한국 여성 무용수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바로 이 분, 크리스탈 유수정 씨.
여행 오기 전부터 남미사랑 카페 글을 보다가 알게 된 분인데
오늘 드디어 그 분의 공연을 보게 된 것.


유수정 씨 팀과 다른 한 팀이 교대로 혹은 같이 나와서 공연을 했다.


중간에 있는 남자 분은 가수 겸 소개를 하시던 분.
공연이 끝나고 모두 같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장면.

공연은 약 1시간 정도 하였는데 거리 공연에서 잠깐씩 보던 것보다는
훨씬 힘이 있고 농후하고 멋있었다.
조명이 제대로 된 공연을 식사를 하면서 보면
정말 푹 빠져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언제?^^) 우리도 그런 공연을 한번 보기로^^


부에노스에 있으면서 우리의 소중한 아지트였던 '남미사랑'을 떠나는 날이다.
다시 짐을 이고 지고 끌고 길을 떠나야 한다.
아쉬우면서도 새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우리가 타고 장장 20시간여를 가게 될 버스이다.
이 버스는 일명 '상인버스'라고 하는데 버스 터미널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타고 갈 수 있는 버스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이 버스에 대해 알게 되어 덕분에 저렴하게 타고 가게 된 것.
우리 예상보다 훨씬 싸게 티켓을 끊게 되었다.


부에노스를 떠난 시간이 오후 6시.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부에노스를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덕분에 노을이 걸린 부에노스와 bye bye를 할 수 있었다.


부에노스에서부터 우리와 동행을 시작한 승철군.
칠레에 사는데 대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혼자 여행을 떠나서 부에노스까지 온 씩씩남^^
우리랑 올라가는 루트가 비슷해서 같이 다니기로 했는데
에스파뇰을 잘해서 우리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후후이에서는 볼리비아 비자를 받기 위해 며칠을 머물러야 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이 금요일 오후여서
대사관이 다시 업무를 시작하는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던 것.


덕분에 느긋하게 쉬면서 후후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일요일, 페스티벌이 있다는 정보를 인포센터에서 듣고는 보러 나갔다.
후후이의 사람들이 다 모인 듯 아주 많았다.
어! 그런데 징이로키가 웬 비누거품을 묻히고 다니지?^^


페스티벌은 원주민들의 축제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팀마다 다른 색깔,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흥미로왔다.


이 팀은 좀 현대적인 느낌이었네.


날이 깜깜해지자 더 흥이나는 듯. 춤추는 사람도 보는 사람들도 모두 흥겹다.


징이로키가 이 축제에서 가장 재미있어 한 것은 페스티벌이 아니라 바로 이 것이었다.
징이로키가 아까 비누 거품을 묻히고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스프레이 때문. 

주로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저런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마구 뿌려대는 것^^


징이로키도 처음엔 쭈빗거리며 조금씩 스프레이를 뿌리더니
나중에는 거의 전투 군인처럼 뿌려대는데 여념이 없었다.
급기야 스프레이를 3개나 사서 뿌려댔다는...^^


이미 하얀 거품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주로 타킷이 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축제를 즐긴 승철군의 인증샷!


우리 옆에서 구경하던 가족 중 두 자매와 전투가 붙어서 거의 뒤집어 쓴 징이로키.
사람인가? 석고상인가?


신나게 놀다가 비가 조금씩 뿌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페스티벌이 끝나진 않았지만
 숙소가 멀었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철수하는 중


드디어 월요일이 되어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무사히 비자를 받았다.
우리가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어서
체크아웃 하기 전에 다녀와 짐을 챙겨 나올 수 있었다. 


이 밴은 손님을 모아서 국경 근처 도시인 라끼아까 (La Quiaca)까지 태워다 준다.
역시 일반 터미널에서 타는 버스보다 저렴해서 우리도 이용^^


밴을 타고 가다 본 풍경. 후후이 주변은 저런 색색의 토양들로 유명하다고.


드디어 볼리비아 국경을 넘었다.
아주 간단하게 입국신고서만 쓰니 도장을 쾅! 찍어주던군.
하긴 아무 도장도 찍지 않고 여권도 보이지도 않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도 볼리비아 사람들이 돌아가는 것인 듯.


볼리비아 쪽 국경도시 비야손(Villazon)으로 넘어와
공원에서 잠시 앉아 불닭을 기다리는 중.
우유니까지 곧장 가면 고산병때문에 고생을 할 것 같아서
이 곳에서 며칠 적응 시간을 가지기로 하고
숙소를 알아보는데 마땅치 않아 몇군데 보러 다니는 중.

비야손에 와서
우유니까지 우리가 타고 가려던 열차가 우기로 인해 철로가 유실되어서
이 곳까지 오질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길이 워낙 험해서 모두 기차를 권하길래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망했다! 


게다가 버스는 하루에 오직 한 대가 오후 5시에 출발을 한다고... ㅠㅠ


일정이 빠듯했던 승철군은 우리보다 하루 앞서 우유니로 출발하기로 해서
배웅나왔다가 버스를 보고는 모두들 허걱걱!
거의 마을버스 수준의 버스인데 오프로드용으로 개조된 저 버스로 우유니까지 간다니... ㅠㅠ
또 한번 망했다! 하여튼 승철군은 '이게 아닌데...' 하며 버스에 올랐고...


승철군이 떠나고 난 다음날 우리도 우유니로 가기 위해 버스 터미널에 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어! 그런데 오늘은 어제와 다른 버스가 왔다.
어제 그 오프로드형 버스를 봤던 식구들이 모두 싱글벙글.
게다가 승철군이 표를 끊을 때 미리 표를 예매해 놓아서 좌석도 제일 전망좋은 앞자리!


하지만 버스 내부는.... 이런 상태... 이게 TV가 있던 자리?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여유만만의 아덜덜.


하지만 길은 역시 꾸불 꾸불. Tupiza까지는 1시간 남짓 거리의 포장도로이지만, 
그 이후로는 12시간 남짓 줄곧 비포장으로 버스가 달린다. 
게다가 자갈길에 흙길. 게다가 중간 중간 조금씩 유실된 곳도 있다.


이곳은 비야손 다음에 잠시 정차해서 손님을 태운 투피자 Tupiza 라는 마을 근처.
멋진 풍경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풍경을 보는 것도 해가 지기 전까지지
이후엔 깜깜한 산 길을 마구 달리는 버스에서 졸다 깨다를 무수히 반복해야 했다.

4,200m가 넘는 산길을 버스를 타고 넘는 경험도,
버스가 한번에 코너를 돌지 못해 승객들 대다수가 내렸다가 다시 타야했던 경험도,
멀리 번개가 치는 밤하늘을 보며 신기해 하던 것 등등도
벌써 먼 옛일같기만 하다.


그래도 다행히 사고 없이 버스는 우유니까지 달려서 새벽 5시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그런데, 이 새벽에 호텔들이 모두 모두 문을 닫았다.
우리는 보통 버스가 연착이 된다고 해서 대략 아침에 도착하면
호텔 잡고 들어가면 되겠다 했는데 이 버스는 거의 정시에 도착한 것 ㅠㅠ
버스가 연착이 안되어 오히려 골탕먹는 경우가 생기다니...


몇몇 호텔을 다 가봤는데 모두 문이 굳게 닫혀있다.
다행히 기차역에 불빛이 보여 가보니 노숙하고 있는 볼리비아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들 커다란 짐보따리를 몇개씩 곁에 두고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우리도 비어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난방이 되지 않는 역 대합실은 너무 추웠다.
문도 못닫게 쇠사슬로 걸려있어서 차가운 새벽 공기가 온 몸을 파고 들었다.
결국 불닭과 순타는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징이로키와 닭날개는 침낭을 꺼내서 그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며
아침이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아침 8시가 지나자 호텔들이 하나 둘 문을 열었고
우리는 우연히 만난 한국 분이 알려준 호텔로 가서 빈방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여기는 체크아웃을 하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면서
11시쯤 다시 오라고 하네 ㅠㅠ 

결국 거리 벤치에 앉아서 또 몇 시간을 기다린 후
다시 가서야 겨우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일본인들이 많이 간다는 호텔답게 90% 이상이 일본인들이었는데
방도 깨끗하고 층마다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괜찮았다. 

너무 오고 싶었던 곳 우유니였지만
힘들게 이동을 했고 또 고산지대라 무리를 하면 안된다고 해서
소금사막 투어는 내일 하기로 하고
 
오늘은 호텔에서 푹~ 쉬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드디어 왔다~~~! 우유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