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날은 늘 분주하다.
게다가 오늘은 먼~ 길을 가야하니 더더욱 서둘러야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아이들을 깨운다.
여행하면서 생기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오늘도 하나 추가된다^^
우리 앞쪽에 있던 텐트에서(백인, 동양인이 섞여있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보았던 텐트)
한 사람이 오더니 징이가 'deaf'냐고 물어본다.
허걱... 아니라고 하자, 알겠다면서 미안하다면서 자기네 텐트로 간다.
이상하다~ 왜그러지~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텐트는 '여호아의 증인'의 신도들이었고
봉사자(?) 몇 사람이 동양인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온 것이었다.
징이가 영어를 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닭윙이 아침에 징이를 데리고 어제 본 새싹을 보여주는 것을 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징이를 자신들과 같은 청각 장애인인줄 알고 물어본 것 같았다.
우리에게 물어보았던 사람이 자기 텐트로 갔다가 다시 오더니
닭윙과 징이를 자기네 텐트로 초대를 한다.
가봤더니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솔방울 들을 모아 전시를 해놓았다.
징이에게 그 것을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그러면서 동양인들이 수화를 통해 우리에게 말을 한다. (물론 통역은 백인 아저씨가^^)
베트남, 중국 등에서 오신 분들이라고...
덕분에 여러가지 모양의 솔방울을 잘 구경하기는 했다.
아!
나중에 '여호아의 증인' 홍보 책자도 하나 주시고 솔방울도 몇개 주시고 ㅎㅎ
그럼 솔방울 구경하러 떠나 볼까요?
의외로 작은 세쿼이아 솔방울.
덩치에 비해 넘 작은거 아냐?^^
Ponderosa 와 Sugar Pine의 솔방울.
Sugar Pine의 솔방울이 가장 크고 길고, 그런 것 같다.
징이가 자기 손이랑 비교해보고 있다.
한 손으로는 들지도 못하겠는데?
옆에서 보니 크기가 다른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네~
잘 구경하고
밥? no! 컵라면을 먹기 위해 징이^^
이 것은 어떤 종류의 나무에서 떨어진 걸까?
밥 먹고 치우고 텐트도 걷고 깨끗이 뒷정리까지 끝~
아까 얘기를 나누었던 앞 텐트에 가서 선물도 주고~
요세미티로 go go~~
와우! 징!
그 귀한 고래밥을 어디서?^^
요세미티에 거의 다 와가는 중에 길이 막혀서 보니 경찰차도 보이고, 무슨 일일까?
산불이 나서 돌아가라고 하는 것 같다.
심한 것은 아니겠지? 요세미티까지 번진 것은 아니겠지?
궁금증을 안고 계속 달린다.
어제까지 국립공원에 묵었던 우리는 오늘은 전기가 들어오는 KOA에서 묵기로 한다.
Yosemite South Coarsegold KOA가 우리가 묵을 캠핑장이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상하게 사진이 없어서 KOA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대신한다.
<사진출처 : KOA 홈페이지>
빨리 사이트를 구축하고 요세미티 남쪽 비지터 센터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다시 공원을 향해 달렸다.
네비에 의하면 캠핑장에서 약 1시간 30여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가깝지는 않은 거리이다.
드디어 게이트가 보인다.
오후 시간에 들어가는 차들이 많네~
비지터센터에 가서 주니어 레인저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넘 간단하다.
요세미티 공원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국립공원 소식을 알리는 신문에 주니어 레인저 활동지가 있었다.
활동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좀 간단하다고 해야 할까?
비지터 센터의 레인저가 그 것을 해오면 된다고 말해주네.
역시 남쪽의 Wawona 비지터센터는 작고 사람도 많지 않아 여유있게 안내를 받았다.
일단 오늘은 캠핑장으로 돌아가고 내일 다시 오기로 한다.
다음날, 평상시 우리 가족답지 않게 조금 서둘렀다.
주니어레인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필수로 해야 하는 것 중에
레인저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10시에 하는 Junior Ranger Talk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못하는 징이가 참여하기 좋은 프로그램을 찾다보니....ㅎㅎ
게다가 캠핑장에서 남문까지 거기서 다시 요세미티 빌리지까지 가려면 길이 머니까 서두를 수 밖에~~
이젠 우리 동네같은(?) 요세미티국립공원 ㅎㅎ
산불의 영향이 여기까지 오는 것은 아닐 것 같고.. 혹시 스모그? 그렇다면 큰일인데...
저 멀리 흐릿하게 하프돔이 보인다.
요세미티 폭포가 보인다.
역시나 예상대로 수량이 많이 줄어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아직 아이들이 오지 않았고 10시가 거의 다 되어가자 드디어 아이들 출동~~
그런데 이 아이들은 주니어 레인저 책자를 가지고 있네. 어찌된 걸까?
아마도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사서 해야 하는데
사람이 많이 오는 시기에는 신문에 있는 걸로 해도 되도록 해주는 거 같다,
라는 추측을 해본다.
징이가 불닭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동안에
닭윙과 순타는 잠시 앉아서 휴식 중.
아! 그리고 이 뿌연 것의 정체는 산불때문이라고 한다.
레인저가 우리에게 알려주었음^^
레인저 프로그램을 마치고 비지터 센터에 들어와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중인데 사람이 제법 많다.
기다리는 동안 보고 있는 이 것은
요세미티 밸리를 모형화해놓은것인데 아이들에게 인기 짱!
요세미티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이라면 쉽게 올 수 있는 위치여서 그런지
연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빌리지도 형성되어 있는 것이겠지?
각종 편의시설과 숙박시설도 있고 캠핑장도 몇개나 있다.
여름 성수기(?)에 숙박을 하려면 엄청 부지런히 서둘러 예약을 해야 할 것 같다.
레인저에게 이것 저것 체크를 받고 있는 징이와 통역(?)으로 따라나선 닭윙.
다 알아듣지 못해도 이제 웬만큼은 이해하는 징이^^
그리 원하던 요세미티에서의 주니어레인저 뱃지도 가슴에 단 징이가 너무 기뻐하고 있다. ㅋㅋ
이제는 여유있게 산책도 하고 돌아보기로.
무엇을 먼저 할까 하다가 갤러리가 있어서 들어가보았다.
멋진 사진도 보고 기념품도 몇개 샀다.
우리가 처음 왔던 4월에 비해 여러가지 시설들이 많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보기로 하고 Curry Village로 이동중이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이런 가이드 차량도 다니는구나~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자전거를 대여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징이와 순타가 1시간동안 자전거를 타기로 하고 나서고 있다. 닭윙과 불닭은 잠시 쉬기로...
공원내에 셔틀버스도 다니고 차량들도 다니지만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걱정안해도 된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그늘을 찾던 불닭과 닭윙의 눈에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보인다.
날이 더워서인지 너무 시원하게 보인다.
아까 자전거를 빌릴 때 보니 보트를 빌리는 사람들이 많더니만 여기서부터 타고 내려가는가 보다.
자기 보트를 가지고 와서 저렇게 타기도 한다.
넘 귀여운 공룡이네 ㅋㅋㅋ
2인용? 3인용? ^^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이 너무 시원하게 보트를 타는 것 같아서 우리도 도전해보기로 한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면 깜짝 놀라겠지?^^
보트 하나에 4명까지 탈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2개를 빌려서 2인 1조로 타기로 한다.
그래야 물총놀이도 할 수 있으니... ㅋㅋ
보트를 타기 위해 보트 빌린다고 신청서 적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고, 보트가 부족해 싣고 오기를 기다리고...
그리고 무엇보다 강까지 보트를 가지고 이동을 해야 한다. OTL
그 거리가 만만치 않아 강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신할 듯.... ㅠㅠ
누가 보트를 타자고 했어????
하지만 일단 물에 띄우고 보트를 타기 시작하자 나왔던 입이 쏘~옥 들어간다.
불닭과 징이, 닭윙과 순타가 한 팀이 된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서 헛돌기를 몇번 했다.
하지만 이내 자리를 잡으니 탈만함...
이라고 말하지만 금방 고된 중노동이..ㅋㅋ
상대팀을 향해 물을 발사하는 징이!
불닭 혼자 노를 저을 수 없다! 징이도 동참하라!
틈만 나면 물총을 들고 쏘아대는 징이. 잘 안맞거든?^^
고프로로만 찍어서 화질이 안좋네.
이번에는 닭윙이 고프로를 들고 있어 오랫만에 불닭 출연~
산불 연기로 조금은 뿌옇지만 그래도 멋진 경치속에 보트를 타니 너무 기분이 좋다.
여유로운 불닭과 낑낑대고 있는 징이.
두 사람,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와우!
우리를 위해 하늘에 멋진 cross를 연출하는 비행기들.
이제 슬슬 지친듯한 얼굴의 순타.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 혹은 춥고
햇빛에 나오면 뜨겁... 얼굴이 다 탈 것 같다.
뒤에는 하프돔이 보이는 멋진 경치아래서
강옆 모래사장에 사람들이 일광욕도 하고 수영도 하고 있다.
또 물총으로... 징이야...
저렇게 공격하다가 순타가 노로 물을 퍼붓는 바람에 다 젖어놓고도 지칠줄 모른다.
서로 보트를 대고 잠시 쉬는 중...
힘들다 힘들어.. 그래도 좋다, 좋아 ㅎㅎ
급기야는 같은 팀인 불닭에게까지 총을 겨누는???
다리 위에서 징이에게 손을 흔드는 낯선^^ 아저씨.
이에 화답하는 징이.
오~ 많이 용감해졌는데?
징이야 힘내~~ 이제 조금만 가면 돼~~
불닭도 지쳤는지 물을 마시고, 다시 두 보트를 이어 쉬고 있는 중...
천천히 내려가면 되는데, 경주하는 것도 아니고 ㅋㅋ
드디어 다왔다~ 종점이다~~
보트를 뭍으로 당겨주는 아저씨.. 그러나 그것도 잠시.
보트를 놓는 곳까지 또 우리가 들고 가야 한다는... OTL*2
보트 타고 내려오는 시간 약 50분 내외 +
보트를 처음 기다리는 시간 +
종점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
버스를 타고 curry village까지 오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힘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고..
어쨌든^^ 요세미티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사진 출처 : 요세미티 국립공원>
위 사진에서 보면 화살표 되어 있는 곳이 자전거나 보트를 대여해 주는 곳이다. (Recreation Rentals)
저기서 빌려서 나무 표시가 있는(21번 근처) 곳이 보트를 타는 시점이고
저 아래 E4 옆의 Cathedral Beach가 종점이다.
우리는 캠핑장까지 가는 시간도 있어서 조금 서둘러서 탔지만 밸리 안에 숙소가 있거나
조금 일찍 타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천천히 내려가도 될 듯^^
역시 어떤 곳이든지 사계절을 다 가봐야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도 오늘 요세미티를 오지 않았다면
이런 액티비티가 있는 요세미티를 생각하지도 못했을 테니...
미국에서 여러 국립공원을 다녔다.
국립공원마다 제각각 독특한 모습이라 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곳,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재미나게 보내고
내일부터 며칠간은 미국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곧장 샌프란시스코로 가기가 아쉬워 몬트레이에 잠시 들르는 것이
미국에서의 우리 가족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될 것이다.
잠시 미국의 국립공원을 다닌 소감을 말하자면,
여러 나라를 다니며 국립공원도 다니고 캠핑도 많이 했지만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처음 자연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생겼다.
미지의 장소에 대한 두려움은 남미나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도 있었지만
오히려 곰이나 뱀 등 동물들로부터의 위협을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미국이다.
또한 가끔씩 국립공원에서 조난을 당하거나 생명을 잃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볼 때
그 것을 체감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뉴스를 보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국립공원을 사람의 입맛에 맞춰 만들지 않는
미국인들에게 존경(?)을 보내고 싶다.
몇 개월 다닌 것으로 다 알지는 못하지만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읽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립공원 하나만 본다면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
공원 안을 거슬러 거슬러 남쪽 게이트로 달린다.
불닭도 아쉬웠는지 운전대를 닭윙에게 넘기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다.
자, 이제 정말 안녕, 요세미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아쉬운 날이 또 하루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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