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의 코스는 자연사박물관을 들러서 페트로 폴리스까지 갔다 오는 것이다. 페트로 폴리스는 옛날 브라질 제국 당시 페드루 2세가 여름 궁전을 지은 도시이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여름에도 서늘한 도시라고 한다. 페드루 2세가 이 여름 궁전을 너무나 좋아해서 나중에는 리우에 있는 궁보다 더 오래 별장에서 머물정도였고 말년에 유럽 망명길에서도 이 여름 궁전을 가장 그리워했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궁전이길래...
먼저 들를 자연사 박물관으로 가는 길. 퀸타 다 보아 비스타.
남미의 여름은 뜨거운 햇살과 함께구나. 그늘이 없는 곳을 지날 때면 뜨거움에 머리가 데일 것 같은... 버스에서 내려 공원을 거쳐 박물관으로 가고 있는 중.
박물관 외부의 모습. 더위 때문인지 휴일인데도 사람이 별로 없다.
이 박물관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운석때문이다. 1784년에 떨어진 운석인데 무게만 5톤이라고 한다. 운석 앞에서 아빠의 설명을 한참 듣고는 더위때문에 헉헉거리는 징이로키.
2층에 있는 공룡 모형. 사람과의 비율이 후덜덜.
전시된 물품이 많지 않고 전시도 여러가지가 섞여있는 듯 다소 어수선하다. 심지어 이집트 미이라까지 있다. 그래도 다 둘러본 후에 잠시 바람이 들어오는 2층 복도에서 쉬는 중.
박물관에서 나와 또다시 뙤약볕 길을 걸어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왔다.
다행히 페트로 폴리스로 가는 버스는 에어컨이 나온다. 휴~~
페트로 폴리스 터미널에서 다시 시내까지는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우리는 택시비가 얼마 나오지 않을거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택시를 탔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ㅠㅠ 더운 날씨에 여름 궁전(Museo Imperial)까지 편하게 온 걸로 위안을...
궁전 입장 티켓을 사서 궁전으로 향하는 중. 궁전 내부를 구경하지 않고 이렇게 외부에 있는 정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을 듯. 아, 물론 여기 사는 시민들 얘기지만. ㅎㅎ
우리가 봐 온 유럽의 궁전에 비하면 아담 사이즈의 궁전이다.
흰색과 약간 분홍빛 띄는 건물이 깔끔하게 느껴진다.
궁전 내부를 구경하고 다시 정원으로 나왔다.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니 사진도 없고. 궁전 입장할 때 가방이나 카메라는 보관소에 맡겨야 한다. 그리고 신발위에 덧신을 슬리퍼를 한 사람씩 내준다.
알 칸트라 성베드로 성당(Cathedral of St. Peter of Alcantra). 여름 궁전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성당으로 리오데자네이루 주에서는 처음 세워진 성당이라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 쪽에 페드루 2세 부부의 관이 안치되어 있는 대성당인데 내부는 의외로 소박하고 단아하다.
오래된 성당임을 알 수 있는 외부 모습
휴일날 가족들이 함께 나와 산책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비가 올 것 처럼 잔뜩 흐린 날씨지만 우리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산토스 뒤몽(Santos Dumont) 아저씨네 집으로 가는 길.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아주 아담 사이즈임을 보여주는 Dumont의 집.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는데 산비탈쪽에 지어진 앙증맞은 집이었다.
재미있는 모양의 계단. 산토스 뒤몽은 브라질 항공기 개발의 선구자로 보통 표현하던데 우리가 보기에는 아주 독특한 마인드를 가진 발명가 같았다. 최초 비행을 했다고 알려진 라이트 형제보다 오히려 더 먼저 비행을 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그는 1901년에 생클루에서 에펠탑까지 주어진 시간동안에 왕복 비행을 하여 정부로 부터 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살았던 이 집은 이 발명가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구현된 집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비행을 하면서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손목 시계를 제작해 달라고 까르띠에에게 주문해서 당시로서는 처음으로 손목시계를 찬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저 계단 위에 올라가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했을까?
모형으로 보는 뒤몽 박물관
징이로키가 창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옆의 꼬마가 그런 징이로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ㅎㅎ 뒤몽의 집위에 있는 또다른 건물에서는 뒤몽이(실은 그를 닮은 배우지만^^) TV에 나와 자신의 얘기를 하는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뒤몽이 탔던 비행기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도 큰 판넬로 전시되어 있어 같이 보면 더욱 좋다.
뒤몽 아저씨네 집을 나와 크리스탈 궁을 찾아 나선 길. 뒤몽 집 앞이라서 비행기 모형이 있나?^^
이 궁전을 찾지 못하고 잠시 헤매다 도착. 비가 금세라도 올 것 같지만 하나라도 더 보려고 서둘러 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실망한 곳. 입장료가 아까웠다. 내부에 그래도 뭔가 있으려나 해서 들어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입장하지 않는 건데... ㅠㅠ
분수에서 흩날리는 물방울을 일부러 하나라도 더 맞아보려는 징이로키 ㅎㅎ
이것이 공주를 위한 크리스탈 궁전의 내부 모습이다.
글쎄, 앞쪽에 무대도 있고 어떤 행사를 하는지 간이의자가 죽 놓여있다. 그냥 작은 온실 같은 느낌?
페트로 폴리스 터미널로 다시 택시를 타고 가서 버스를 타고 출발을 하자 산쪽에 잔뜩 비구름이 몰려있는게 보였다. 잘못하면 비맞으면서 숙소로 가겠네~ 했는데 다행히 리우에는 비가 오지 않고 있다.
리우 터미널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려고 큰 육교를 건너는 중. 여기 차들은 진짜! 쌩쌩 달린다. 이집트 아저씨들 저리가라다.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면 롤러 코스트를 탄 기분마저 든다. ㅎㅎ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들어가 저녁을 해먹을 기운이 없어 가까운 쇼핑몰에 들어갔다. 여기는 OX grill이라는 식당인데 부페식으로 음식을 내놓고 손님이 원하는 것을 골라서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계산은? 무게로 한다, 무게로^^
배고픈 김에 이것 저것 담았더니 가격이 좀 나왔지만 오랫만에 브라질 음식을 배부르도록 먹었다.
쇼핑몰 내부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더운 여름이라 우리는 기분이 안나는데 가톨릭이 국교인 이들에게는 최대 명절인 듯.
우리가 도착한 후 며칠동안 비가 오지 않고 날이 맑더니, 예수상을 보러 가자고 맘 먹은 날부터 계속 비가 오고 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예수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건데. 오늘은 더이상 미룰 수 없어서 예수상을 보러 나섰다. 내일이면 이 곳을 떠나야 하므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니 거기가 바로 이파네마 해변 근처다. 아직도 비는 간간이 오고 예수상은 짙은 구름에 휩싸여 있다. 잠시 구름이 걷히길 바라며 해변으로 나섰다.
야자 열매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하나 샀다. 맛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원하기는 정말 시원했다. 물을 먼저 마시고 나서 속살을 파서 먹는다는데 우리는 그냥 물만 마셨다. 야자 열매의 속살을 한달 정도만 먹어도 위장병이 낫는다고 누군가 말을 해주던데...
해변에서 시간을 좀 보내도 계속 같은 상황이라 일단은, 매표소 앞까지 왔다. 트램 티켓을 끊으려고 줄을 서니 안내하는 아가씨가 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사람들에게 말을 해준다. 아무래도 리우 전경을 보러 사람들이 많이 오르다 보니 안내를 해주는 것 같다. 친절하네^^
그 말을 들은 몇몇 사람들은 돌아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램을 타고 오른다. 그들도 우리처럼 오늘이 아니면 올라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겠지.
우리도 트램을 타려고 했다가 민박집 아주머니가 봉고차를 타고 오르는 걸 추천했던 걸 상기해서 매표소 입구에 있는 봉고 운전사 아저씨들과 흥정을 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봉고를 타고 올라가던데, 우리는 고심을 하는 바람에 봉고를 타지 못했다. 하지만 한 할아버지와 흥정이 맞아서 할아버지 승용차에 우리 식구만 타고 올라가게 되었다. 흥정할 때 옆에서 도와준 브라질 아줌마한테 고마움을....
차를 타고 오르면 좋은 점이 중간에 한번 쉬어간다는 점. 이 곳에서 리우 전경을 볼 수 있다. 해변과 빵산과 시내 모두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 트램을 타고 올라가면 전경을 조금 볼 수 있지만 차를 타고 가면 아예 한번 쉬면서 보게 해주니 더 좋은 것 같다.
멀리 빵산을 배경으로 한 컷~
다행이다. 이 높이까지에서도 시내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으랴.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곡선 해변. 나폴리는 이미 명성을 잃은지 오래고 시드니는 오페라 하우스가 한몫을 해주는 것일 뿐 진정한 미항은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발음으로는 히우지자네이루)라고 브라질 사람들은 말한다고. 리우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이 가득한 때문이리라.
이 쪽으로 가면 헬기를 타는 곳이 나오고 다른 모습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사진 찍힌 형제의 모습^^
중간에 한번 쉬고 차를 타고 오르는 데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봉고나 차가 오를 수 있는 최대한 높이 올라오니 여기에 매표소가 있다. 여기서 표를 구매하여 정식 봉고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도 매표소 안내하는 아가씨가 '위에 아무것도 안보여요~'하며 안내를 한다. '예수상은요?' 그랬더니 '역시 안보여요'한다. 그래도 우리는 올라가야 한다!!
어린이는 무료라고 해서 돈을 준비하지 않았더니 징이로키도 표를 끊어야 한단다. 그러면서 브라질 어린이만 무료라며 안내문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렇게 쓰여 있으니 낼 수 밖에. 그런데 그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 우리보고 모두 어린이는 무료라고 했다. 아, 그리고 주말에는 입장료가 더 비싸다.
정식 봉고를 타고 올라가서 표를 내고 들어가면 그냥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다. 본인 취향에 맞춰 오르면 되고.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이런 에스컬레이트가 있다. 저걸 타고 오르면 예수상 발아래 도착!
역시 안내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에 구름이 살짝 걷히면서 예수상이 쬐끔 보일 때 얼른 찍은 사진.
높은 꼬르꼬바두 언덕위에 다시 높게 세워진 예수상. 건립비용의 대부분을 브라질 국민들이 모금해서 세웠다고 하니 가톨릭 국가임을 증명한 셈인 듯.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리우의 랜드마크 쯤으로 여길 예수상이지만 신앙 가진 사람들에게는 도시 어디서나 보이는 예수상이 조금은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리스본에서 본 예수상(크리스투 헤이) 보다 규모면에서는 훨씬 커보이는데, 같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두 나라의 국민들이 예수상을 세운 믿음은 어쩌면 그 근본은 동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같아서는 체르마트나 케이프타운에서처럼 날이 맑을 때까지 기다려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차를 타고 올라오면 대략 1시간 전후한 시간을 주기 때문에 하염없이 있을 수 없다. 그 점은 단점인 듯. 여유있게 보고 싶은 사람은 꼭 트램을 타고 올라가야 하겠다.
흐릿한 예수상이나마 보고 내려오니 기분이 좋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 도중에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우리가 내릴 지역은 아직 비가 오지 않아 맘놓고 어제 먹은 킬로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고 나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
다음날 아침, 우리가 리우를 떠나는 날이다. 이렇게 맑은 하늘이 나타나고 있다. ㅠㅠ 하지만 어쩌랴! 여기서 일주일을 머물렀으니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인 걸. 날씨는 우리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니 마음을 추스리며 짐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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