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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오스트리아

44. 오스트리아 - Austria Wien, 작은 음악회에서 잠시 오페라를 맛보다.

by 여행숲 2012. 10. 6.

오늘은 드디어 비엔나로 떠나는 날. 비엔나라 하면, 음악의 도시 아닌가. 하지만 여름에는 오페라 공연을 하는 곳이 없다는 가이드북의 절망적인 문구! 일단은 가보지 뭐.  

징이로키는 비엔나에 간다고 하자 '비엔나 쏘시지~'라면서 웃는다^^


비엔나로 떠나기 직전 징이로키의 송곳니가 빠졌다.  울지도 않고... 많이 컸다.

* 여기서 잠깐! 우리의 막내가 '징이로키'인가, '로키징이'인가? 불닭과 마미마저 헷갈리는 듯... 이에 대한 막내의 대답은? '로키 03'이라 불러줘~. 허걱... 그새 또 바뀌었네...^^;: 어쨌든, '징이로키'든 '로키징이'든 기분에 따라 부르기로...ㅋㅋ


이곳도 알프스의 흔적인가? 큰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스위스의 요들'같은 시골풍경이 나타난다.


비엔나로 가는 도중에 만난 호수. 이런 곳은 걍 지나칠수가 없다.  앞에 보이는 집은 호숫가도 아니고 호수와 맞닿은 곳에 있는 집이다. 집옆에 작은 보트도 매어져 있고 한 사람이 집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호수로 뛰어들어 수영을 하네.. 진짜 부럽당...


불쑥솟은 산과 호수. 그리고 마을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사람들은 아닌 듯 보인다. 고기잡이 배가 보이질 않은걸 보니.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호수 주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휴일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집일 터....

 

 휴게소에 잠깐 들러 휴식을 취한다. 시골마을들을 들르는 길을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제 얼마남지 않은 여정에 마음이 살짝 급해지기도 하고 비넷을 사서 붙였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타고 가게 된다. 시골의 살가운 풍경을 만나지는 못해도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우리가 머물게 될 Wien West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 곳은 8월31일까지만 운영을 한다. 우리는 30일 떠날 계획이니까 하루 남기고 떠나는 셈.  사실, 이 곳을 보고는 많이 한적한 모습과 다소 뒤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시설탓에 Wien Nord 캠핑장까지 갔었다. 하지만 그 곳은 캐러반이 많고 번잡한데다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은 운영일이 며칠 안남아서인지 사이트가 많이 남아 있었다.


다음날 시내로 가는 버스 안. 비엔나는 생각보다 대중교통 이용하는것이 어렵지 않았다. 리셉션에서 준 교통노선도가 있으니,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가기가 쉽다.


버스 안에 있는 표지. 개의 입막이와 목줄을 해달라는 표지인 것 같다. 재미있어서 찍어 본것. 유럽사람들은 개를 많이 키워서인지 가는 곳마다 개와 관련된 표지가 많이 있다.


새로운 곳에 올 때마다 보이는 징이로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


우리가 타고 간 버스.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벨베데레 궁전(schloss Belvedere)까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전철을 타고 가야 한다. 전철은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 하고.. 잘 찾아갈 수 있겠지?


한번씩 틴에이저의 눈빛을 보이는 순타. 하지만 여전히 순한 타이거래요~~


전철을 타고 가다 내려서 한번 갈아타려고 기다리는 중...


드디어 도착한 벨베데레 궁전.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다른 궁전들과 비교해 평범해보여서인지 징이로키가 몇번이나 궁전인지를 물어보더라는....^^


이 궁전은 상궁과 하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현재는 오스트리아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도 궁전을 보러 온 것이 아니고 상궁에 있는 클림트의 작품들을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왔다. 


우리가 들어선 문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문인듯, 드나드는 사람들이 적다. 너무 뜨거운 날이어서 그렇지 천천히 거닐면 딱 좋을 한산함이 마음에 든다. 


매표소를 찾아서 표를 끊고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 사진은 없다. 우리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갈 때면 늘 관람하는 방법은, 수많은 작품들을 모두 볼 수 없으니 보고 싶은 작품을 딱 찍어서 그 것부터 보고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있으면 더 둘러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곳은 아주 크지가 않아서 다른 미술관에서보다 더 많은 방을 둘러볼 수 있었다. 

클림트의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키스'. 역시나 사람의 눈을 잡아끄는 작품이었다.  '키스'가 있는 방에서 좀체 나가질 못할 정도로. 마미는 '키스'도 '키스'지만 '유디트'나 다른 작품들에서도 감동을 받은 듯... 특히 클림트가 그린 여성들보다 어쩌면 그가 그린 자연에 더 오래 머물러 보는 듯 했다.  그중에서도 마미가 마음에 들어한 작품은 '비온 후'라는 작품.   황금빛만으로 기억되던 클림트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이곳 shop에서 산 '카드'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카드는 종이라서 버풀이 나기 시작했는데 마침 이곳에서 빳빳한 재질의 카드를 발견했기 때문. 몇번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미술작품들이 그려진 점을 높이 사(?^^) 거금을 들여 산 것. 


마음 풍성하게 작품들을 보고 나오는 세 모자.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성공적?^^


벨베데레 궁전의 정원. 상궁과 하궁 사이에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다. 두 궁전이 이어지는 정원가에는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들도 있다. 우리도 그 곳에 앉아서 물도 마시고 젤리도 먹으면서 초록빛을 가득 담았다. 여유로운 시간... 


조금 멀리 떨어져서 찍어 본 상궁의 모습. 이제 이곳을 떠나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인 슈테판성당으로 가야한다.


트램을 타고 가다 슈테판 근처에 내려야 했는데 미처 내리지 못해서 몇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렸다. 여기서 슈테판 성당을 찾아 걸어가야 한다. 트램에서 얼마 가지 않자 넓은 광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모두들 열심히 맥주나 뭔가를 먹는데, 자세히 보니 각 지역의 특산물을 파는 행사가 열리는 것 같았다. 우린 구경만 하며 pass~~


행사가 열리고 있던 광장의 모습


드디어 도착한 슈테판 성당. 높은 첨탑에 저절로 고개가 위로 향한다. 이 성당은 지붕의 모자이크가 특색있다. 비엔나를 상징하는 문양이라고 한다. 


성당 내부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용케 불닭이 사람이 얼마없는 컷을 잡았네~


유럽의 성당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정성과 공을 들인 각종 조각품들과 회화 작품들이 하나 하나 의미를 띄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가톨릭이 유럽의 정신문화를 오랫동안 이끌어왔다는 것을 그냥 느끼게 해주는 성당들을 보며 마미는 늘 행복해한다. 유럽 성당들의 현재 모습이 관광상품으로 전락한 것처럼 보인다는 사람들의 지적도 맞긴 하겠지만 마미는 그것보다는 성당의 성스러운 모습에 늘 마음이 머무는 듯...


잘츠부르크에서 보고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던 불닭을 위해 마미가 발견해서 알려준 캥거루.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혹시나 헷갈리는 사람들을 위한 앙증맞은 재치일까?


오늘은 저녁을 시내에서 먹는다. 원래 계획은 우리가 늘 하던 대로 어두워지기 전에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슈테판 성당을 찾아 오다가 중간에 음악회를 한다는 곳에서 냉큼 오늘 저녁에 하는 음악회 티켓을 끊어버린 것이다. 비엔나는 7,8월에 오페라 공연이 없다고 아쉬워하던 참이었고 티켓을 판매하는 아저씨의 호의에 마음이 움직인 것. 좋은 가격에(징이로키는 공짜!) 앞좌석으로 예약을 해주신다고 해서 말이다... ^^ 

'연겨자'가 보인다. 그럼, 여기는? 띵똥! 바로 한국식당!

여행 내내 한식으로 99%를 먹던 우리라 한식에 대한 갈망까지는 없었지만 비엔나에 있다는 한국 식당이 마침 우리가 갔던 슈테판 성당옆에 있었으니,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한식을 먹으라는 신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 핑계를 대며 우리는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너무 더워 마미와 징이로키는 냉면을, 불닭은 짬뽕, 순타는 비빔밥. 사실 메뉴판에 있던 모든 걸 먹고 싶었지만...^^  이 식당이 너무 마음에 드는 것은 김치도 주고 양도 아주 푸짐하게 주었다는 것. 맛도 한국에서 먹던 것과 동일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니 맛은 물으나 마나 good~~~ 정말이지 오랫만에 '고향의 맛'을 한껏 느꼈던 성공적인 저녁식사였다. 


흡족한 저녁식사 후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는 두 아들.


공연장 입구를 못찾아서 조금 헤매다가 다른 사람들이 가는 것을 따라서 가니 공연장이 짠~ 하고 나타난다. 


사실, 음악회 예매할 때 '드레스 코드'때문에 조금 머뭇거렸었다. 간편 복장으로 나왔었기 때문에  캠핑장에 다시 들어갔다 나오기가 번거로웠던 것. 이를 어찌 알았는지 티켓 판매 아저씨가 드레스 코드 얘기를 먼저 하면서, 우리 옷차림이 good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연장에 가니 우리 가족이 가장 '캐쥬얼'하게 입고 왔더라는... ㅠㅠ 여성들은 아주 정식 드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두들 스커트나 자켓같은 것을 걸쳤고 남성들도 대부분 깔끔하게 차리고 왔더라는...  오늘따라 반바지를 입고 오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는....

유럽 여행 중 옷차림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몇번 있긴 하다. 이들은 때와 장소에 따라 정말이지 옷을 다양하게 잘 입고 있었다. 특히 여성들은... 이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연세가 듬뿍 드신 지휘자 할아버지. 이 분 말고도 몇분 연세드신 단원들이 보였는데 참 보기 좋았다.


오늘의 성악가는 총 5명이었는데, 일본 여성 성악가가 먼저 나왔다.


세명의 여성 성악가중 제일 나이가 있어 보이던 성악가인데 노래에 맞춰 등장할때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던 열성파^^


불닭이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여성 성악가와 우리나라 남성 성악가


공연이 끝나고 모두 나와서 인사를 하고 있다.  털이 덥수룩하게 났던 저 아저씨 성악가는 정말이지 표정이 압권. 표정과 몸짓으로 노래를 이끌던 것이 인상적이다. 징이로키에게도 눈을 마주치며 재미있는 표정으로 대화를 시도했던 기억이 새롭다.

동서양의 성악가를 두루^^보면서 역시나 동서양인의 차이를 보았다고나 할까. 우리나라나 일본 성악가는 상대적으로 몸이 굳어보이기도 하고.. 특히 일본 성악가는 중간에 노래를 부르면서 시선을 좌우로 줄 때 고개를 돌리지 않고 눈만 좌우로 움직여 다소 보기가 불편하기까지 했다는..^^


늘 웃는 표정이었던 여성 첼로 연주자. 연주 내내 자주 눈길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음악회가 끝나고 앵콜까지 한 뒤의 지휘자 할아부지의 표정. 

역시 음악은 현장에서 듣는 것이 최고! 우리가 잘 모르는 오페라의 노래들도 현장에서 연주와 함께 들으니 그저 좋더라는.  더구나 앞쪽에서 연주자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보면서 소리를 들으니 넘 좋았다.


예정에 없던 음악회를 보고 나온 덕에 비엔나의 야경을 보게 되었다. 겸사겸사 좋은 날~~


트램타고 돌아가는 길의 징이로키. 피곤하지?  막내가 아주 잘 따라다녀서 정말이지 고맙게 느낀다. 고맙다~~~


아직 음악회의 여운이 남아있는 걸까? 순타의 얼굴이 피곤해보이지만 얼굴 가득 웃음이 퍼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