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볼리비아 - Bolivia, 라파즈 그리고 티티카카호수의 코파카바나
우유니 소금사막의 여운이 가슴이 가득하지만
여행자는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법.
이제 또 길을 가야 한다.
다음 목적지는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 La Paz.
비야손에서 우유니까지 기차를 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탈 수 있었다.
라파즈까지 가는 방법은 꼬불꼬불 버스를 타고 라파즈까지 곧장 가는 방법과
라파즈 밑의 도시인 오루로 Oruro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다시 라파즈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한 것.
밤 12시가 넘어서 탄 일등석 내부 모습.
이등석과 가격 차이가 많은데 불닭이 일등석을 타야 편하게 갈 수 있다고
다른 블로그에서 봤다고 꼭 일등석을 타야 한다고 우겨서^^;: 탔다.
대부분 여행객같은 서양인들만 보이는데
자리도 편하고 타자마자 베개, 담요등을 주어서 편하긴 했지만
철로가 안좋은지 기차가 작은 롤로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도 자주 있었다...
아, 볼리비아...
아침에 자는 사람까지 하나하나 챙겨서 주던 아침식사. 과자와 쥬스.
저 멀리 오루로가 보인다.
밤새 달리는 기차에서 쿨쿨 자다가 불닭이 깨워서 일어난 징이로키.
우리 아들들은 어디서건 잘잔다.
황량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오루로.
8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오루로.
내리면서 보니 저 뒤의 객차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도 저 칸에 탔다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는데..
하는 해보나마나한 생각을 잠시 했다.
(가격이 거의 2배이상이라서...^^;:)
오루로 기차역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호객행위를 하던 한 아저씨 택시(?)를 탔는데
허걱 ! 뭔가 이상하다. 원래 계기판이 왼쪽에 있는 것을 오른쪽으로 옮긴 차였다.
이게 과연 가능한 건가..그런데 계기판이 제대로 작동하는것 같다. 후덜덜...
버스 터미널에도 호객하는 아주머니들이 많다.
그냥 터미널에서 표를 끊으려고 무시하며 가는데
한 아주머니가 파격적인 가격을 불러 그 버스를 올라탔다.
돈도 안받고 무조건 태우더니 나중에 버스 안에서 받더라는...
나중에 계산을 해보니
우유니-오루로까지 기차값, 오루로-라파즈까지 버스비를 합친 것과
우유니-라파즈 직행 버스비가 거의 비슷비슷하게 들었다.
처음에 계산할 때는 기차 1등석을 타게 되면 좀 더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나왔는데
오루로-라파즈 버스를 싸게 타게 되어 비용이 비슷하게 든 걸로 나왔다.
결과적으로
비포장 도로를 마구 달리며 고생한다는 버스를 탄 것보다 기차를 탄 것이 잘한 선택이 된 것.
말로만 듣던 라파즈의 전경.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다닥다닥 집들이 언덕을 오르며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여기를 다녀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라파즈엔 천국의 계단이 있어요~ 쪼끔 힘이 들거예요~~'
라파즈는 고도 3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도라고 한다.
게다가 분지라서 그런지 아래부터 산등성이를 따라
집들이 계속 올라가면서 자리를 잡고 있어서
숙소가 조금 위에 있는 분들은 계단을 이용해 헉헉거리며 오르락내리락 해야해서
여행자들이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고.
숙소를 미리 정하지 않고 온 터라 적당한 숙소 찾느라 힘들었다.
Negro 시장 근처에서 뱅뱅 돌다가 힘이 다 빠져서
우리 예상보다 조금 비싼 호텔에 짐을 풀었다.
여기 묵기까지 거의 3시간 정도를 거리에서 허비했다 ㅠㅠ
짐을 풀고 아이들과 함께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들어간 피자집.
탁자밑에 여행자들이 적어놓고 간 감상평등이 있길래
우리도 하나 적어서 끼워넣었다.
Family 사이즈 피자를 시켰더니 이렇게 커다란 피자를...
기쁨에 겨운 순타의 환한 미소.
옆 테이블에서 우리가 주문한 피자를 보고 모두 동그랗게 눈을 뜨며
'와우~'이렇게 반응을 보여 모두들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라파즈의 야경.
우리 호텔 에서 바라본 야경도 아름다웠지만
좀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숙소에서 보면 정말이지 환상일 듯.
볼리비아는 거리 음식이 많다. 많아도 아주 많다.
비야손, 우유니에서도 우리를 즐겁게 했던 거리 음식들.
그런데 라파즈는 다른 곳들보다 더 다양하고 맛난 거리음식들이 있었으니..
닭날개가 라파즈에 오던 날부터 점찍었던 수박.
한조각씩 파는데 그 더운 날씨에도 너무나 차고 맛있었다.
한조각 1볼(약 150원)
비야손에서부터 즐겨먹던 오렌지 쥬스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오렌지 몇 개를 그 자리에서 쭉쭉 짜서 주시는데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인심좋은 아저씨가 한 컵씩 먹고도 더 주신다^^
게다가 세 컵을 시켜 먹었더니 자투리 돈을 안 받기까지... ㅠㅠ
닭날개는 '아저씨, 그리 싸게 팔면 어떻게 해요? 여행자한테는 알뜰하게 받아야죠?'
라는 말을 한국말로 하면서 얘길하지만 아저씨는 선한 웃음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에고... 볼리비아...
볼리비아는 돈의 환율로 따지면 너무나 싸서 좋고,
그 것보다 더 좋은 것은 훈훈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여행자를 많이 상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웃는 낯이 없는 사람들도 많고 바가지를 씌우려는 사람들도 많지만
조금만 비켜서서 만나면 후덕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너무나.
이러니 어찌 볼리비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우리는 라파즈에 머무는 며칠동안
열심히 아저씨네 쥬스를 팔아주는 것으로 우리 마음을 대신했다.
아~ 먹고싶다~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마녀시장.
징이로키가 왜 마녀시장이라고 불리는지 물어본다.
글쎄...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것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아닐까?
아니면, 야마의 태아시체를 통째로 말린 거라든가 뼈 등
그들의 주술적(?) 의식에 사용하는 것들을 팔아서 그렇게 붙여졌는지도...
거리에서 한국말을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우리는 워낙 오래 여행을 하니 반가운 마음이 먼저지만
말 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조심 조심 듣다가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어오면 너무 반갑다.
오늘도 마녀시장을 구경하다가 먼저 말을 걸어 오신 부부를 만났다.
알고보니 남미사랑 덩현씨랑 같이 여행하는 투어팀인데
자유시간에 시장을 구경하러 오셨다고.
부에노스를 떠날 때 덩현씨가 투어팀 인솔한다고 해서
혹시 라파즈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예상이 맞았던 것.
오늘 저녁에 우유니로 간다고 해서 그 전에 시간이 되면
숙소로 덩현씨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헤어졌다.
닭날개가 볼 때마다 너무나 좋아한 볼리비아 여인네들.
동그란 모자를 쓰고 플레어 치마에 앞치마,
등에는 항상 저런 짐을 매고 있는 전형적인 옷차림의 여인네들.
동글동글한 모습이 너무나 좋아서 닭날개는
저 치마와 등에 매는 보자기(?)같은 것을 사서 가고 싶어할 정도였다.
결국 짐의 무게때문에 못사고 말았지만...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는 것은 늘 조심스럽다.
전통 옷을 입은 볼리비아 여인네의 모습을 늘 담고 싶었는데
누구나 다 전통 옷을 입고 있던 시골에서도 못찍던 사진을
수도인 이 곳에서 찍게 되다니...
마녀시장을 거쳐 우리의 목표는 한국식당^^
볼리비아로 넘어오면서부터 너무나 느끼한 기름진 음식들이 많아서
제대로 먹지 못한 식구들이 제일 가고 싶어했던 곳.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찾아서 먹지 않으면 안되니
우리 식구들 입맛도, 참!
여러 블로그들을 보면서 정보를 검색했는데도
정확한 주소나 위치를 알려준 곳이 없어서 불닭이 위치를 찍어놓은 것.
이름하야 코리아 타운. 쇠창살이 저렇게 감싸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지나오면서 많이 봤는데도 볼 때마다 새롭고 낯선 모습.
기쁜 마음으로 메뉴를 고르고 있는 징이로키.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선택하는 데 어려울 정도.
결국 징이로키는 제일 좋아하는 메뉴인 김치찌개를 시켜 먹는데...
허거걱 저 앞의 빈 공기 세 개는 뭐야?
벌써 밥 세공기를 후딱 해치웠다는 것인가?^^
저녁에 덩현씨를 만나러 가겠다고 했는데,
반갑게도 덩현씨가 짝꿍 가이드와 함께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왔다.
떠나기 전에 한국 음식을 먹으러 온 것인데
먹을 수 있을 때 양컷 먹어둬야 한다나?^^
오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수긍하는 말~~~
주인 아주머니가 여행을 오래한 우리 가족을 어여삐 여기사,
이것 저것 더 챙겨주셔서(청포묵까지 주셨당!)
진짜 배가 터지도록 먹고 덩현씨와 같이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남미는 어느 나라든지 벽화가 발달된 것 같다.
역시나 수도답게 높은 건물들도 많고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보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대다수.
벽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
원주민의 힘찬 모습을 벽화를 통해서 볼 수 있는데 현실은 어떨지...
그래도 볼리비아는 서구인들과의 혼혈이 많지 않은 나라라고 하는데
워낙 고지대의 나라라 외부인들의 침략이 쉽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전통 복장을 일상복으로 입고 있는 여인네들이
남미 어떤 나라보다 많은 것이 이를 말해주는 듯.
덩현씨와 헤어지기 전에 사진 한 컷.
우리도 마녀시장에서 선물을 조금 샀다.
마음 같아서는 멋지고 좋은 선물을 사고 싶은데
그런 것들은 운반도 어렵고 짐을 늘릴 수도 없어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시장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고민 고민을 한 후에야
겨우 가벼우면서도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를 수 있었다.
아... 여행지마다 가지고 한국까지 가고 싶은 것들은 많고 사정은 안되고
그래서 늘 마음의 갈등을 겪는데 이 곳 마녀시장에서도 그랬다.
닭날개가 늘 입고 싶던 망토(여기서는 팬쵸라고 하는)도
원주민들이 직접 깎아서 만들었다는 목재 공예품도 사고 싶어했지만
다 눈앞의 떡일 뿐...
가난하고 오래 떠도는 여행자의 비애를 느끼며
뚜벅뚜벅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는... ㅠㅠ
신기한 거리 음식(감자 반죽을 꼬챙이에 입혀서 구운것)이 있어서 하나 사먹고 예쁜 아가씨를 찰칵!
다시 밤이 스며들고 있는 라파즈.
이틀째 보는 야경이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오늘 밤이 떠나면 짧게 머무른 라파즈를 떠난다.
모두 라파즈가 너무 좋다며 며칠 더 머물고 싶어했지만
미리 코파카바나 Copacabana 까지 가는 버스표를 끊어놓았던 터라
몇번 망설이다가 그냥 움직이기로 결정.
호텔에서 코파카바나까지 가는 버스표를 팔길래,
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수고를 덜 겸 샀는데
대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했다.
아직 잠이 덜깬 징이로키가 로비 소파에서 잠시 잠을 청하고 있다.
꼬불 꼬불 라파즈 시내를 몇번 돌아 다른 호텔에서 손님들을 더 태운다.
역시나 높은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손님을 꽤 많이 태우고서야 라파즈를 떠나는 버스.
라파즈 - 코파카바나 Copacabana 길이 아름답다고 하더니 정말이다.
황량함은 사라지고 초록빛이 가득하다.
드디어 호수가 보인다.
하지만 아직 다 온 것은 아니고 여기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저런 작은 배를 타고 승객들은 건너고
버스는 따로 큰 배를 타고 건너게 된다.
건너편에 도착한 우리를 맞아 준 태양의 신.
우리를 태우고 달려온 버스가 혼자 배를 타고 건너오고 있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1시간여를 더 달려가 드디어 코파카바나를 만난다.
코파카바나는 유명한 티티카카 Titicaca 호수변의 마을인데
볼리비아쪽 티티카카 호수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는 태양의 섬 isla del sol 까지 가기로 했는데
일단 하루 묵고 내일 태양의 섬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도착하자마자 인포센터에 들려 적당한 숙소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우리는 부엌이 있는 호스텔을 원했는데 몇개 없는가보다.
그래서 일단 지도에 표시해준대로 가보기로 하고 몇 군데를 돌아보았다.
돌아다니다 우리가 들어간 호스텔은 인포센터 바로 맞은편에 있던 이 곳.
부엌은 없지만 위치도 좋고 배를 타러 가기도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여기 들어갔는데 방이 있다고 해서 check in.
크리 크지는 않지만 방도 깨끗하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괜찮다.
여행자들이 많이 오가는 코파카바나 거리
우리도 짐을 숙소에 풀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이 곳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시킨 뚜루차 trucha.
티티카카 호수에서 잡히는 송어를 요리한 것인데 요리법이 다양하다.
이건 레몬향이 배어나는 뚜루차.
또 다른 뚜루차 요리.
오랫만에 먹는 생선요리였는데 아주 맛있었다.
이 후에도 몇번 먹었는데
주로 구워서 나오는 뚜루차 요리가 우리 입맛에 더 맛는 것 같다.
드디어 손에 넣은 잉카콜라 Inca Kola!!
페루 사람들이 코카콜라보다 더 좋아한다는 잉카콜라!!
페루에 가서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기 가게에서파네?!
미리 잉카콜라 얘기를 닭날개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던
징이로키가 보자마자 냉큼 집어 들었다.
맛은 코카콜라처럼 톡 쏘거나 하지 않고 달다한 맛이었는데
징이로키는 아주 맛있다고 꿀꺽 꿀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