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이집트

63. 이집트 - Egypt, Luxor 열기구 투어 그리고 카르낙 신전

여행숲 2012. 12. 18. 20:20

룩소르에 오자마자 또 새벽 5시30분에 깨어 열기구를 타기 위해 나선다. 음.. 우리 여행 스타일은 아닌데... 하면서도 겨우 눈을 떠서 아이들을 깨우러 간다. 

가족이 함께 들어가는 방이 없어 더블룸 두개를 했는데, 아뿔사! 아이들이 일어나질 않는다. 모닝콜은 말할 것도 없고 가서 문을 두드려도.. 결국, 프론트에서 열쇠를 가지고 와서야 겨우 아이들을 깨울 수 있었다 ㅠㅠ

원래 열기구는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하고 싶었던 건데 터키를 건너뛰게 되었으니 여기서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나선 길. 이 투어도 만도씨의 적극적인 추천(?^^) 이 없었으면 하지 않았을 텐데... ㅎㅎ


승합차를 타고 예약 손님들을 꽉채운 후 나일강으로 가더니 보트를 타라고 한다. 강 건너 서안으로 건너려는 것. 여기서 열기구를 타기위한 서류작성이 이루어진다. 각서도 쓰고, 연락처도 적고... 그리고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촬영을 한다. 아마도 판매용으로 찍는 것일 터.


강변에서 다시 준비된 차량을 타고 열기구 이륙장으로 가고 있는데, 우와~ 벌써 하늘에 많은 열기구가 둥둥 떠 있다.우리 팀, 너무 늦은것 아니야? 열기구에서 일출을 맞이해야 하는데...


우리 열기구의 선장님 소개와 인사 말씀을 듣는둥 마는둥 징이는 정신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우리도 금방 올라갈거야~~

  

오호라. 풍선에 더운 공기를 불어넣기 위해 버너가 가동되는 모습. 


조작은 선장님 한 분이 하는데, 두꺼운 가죽장갑을 끼고 가스밸브를 조절한다. 화염이 나올때 그 열기가 그렇게 뜨거울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늘에 올라가서는 뒷머리가 뜨거워서 옷에 달린 모자를 쓸 정도로 순간적인 열이 엄청나다.


간간히 화염을 뿜으며 떠있는 아름다운 열기구들.


드뎌 차례로 탑승후 앉아 이륙과정을 거친후 내려다본 이륙장.


동안과 달리 서안은 왕족들과 귀족들의 무덤으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도 발굴 중이라 한다. 일명 '왕가의 골짜기'는 파라오들이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 서안의 깊숙한 골짜기에 자신의 무덤들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열기구를 타기 직전에 일출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이미 떠오른 해를 하늘에서 마주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멋지다!


어쩌면 황폐해보이기까지 하는 서안의 모습. 이 일대가 모두 무덤이니 일명 공동묘지?^^


오늘 날씨가 그리 맑지는 않아서 시야가 멀리까지 뻗지 못하지만, 그래도 처음 열기구를 타 본 마음에 기분도 둥둥!


나일강 옆으로 펼쳐진 녹지대. 나일강은 풍요의 강. 하지만 강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금세 사막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그림자 놀이~~


지금 발굴되는 것은 누구의 무덤인지. 규모가 큰 걸 보니 왕이나 왕족의 무덤은 아닐지... 선장님이 운전을 하며 간간이 이 곳 저 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해주는데 여기는 놓친 듯.


아래 펼쳐진 풍경도 볼 만 하지만, 여기 저기 하늘에 점.점.으로 떠 있는 열기구가 더 장관인 듯.


나일강이 휘돌아 흐르고 있다.


나일강변하고는 아주 딴판의 모습을 보여주는 룩소르. 기슭 중앙에 강물처럼 나 있는 길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


이제 우리보다 먼저 하늘로 올라갔던 열기구들이 하나 둘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어렵게 부탁해 찍은 가족 사진. 징이로키는 뜨겁다고 인상을 잔뜩 쓰고 웅크리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저런 상태.


이제 우리도 서서히 착륙 지점을 찾고 있는 듯하다.


밑에서 대기하던 팀들이 열기구가 내릴 장소에 가서 미리 천을 깔아놓고 기다리고 있다. 어떤 열기구는 낙하 지점을 잘 못잡아 밭 사이로 내리기도.

착륙하는 것이 올라갈 때보다 더 어려워보였다. 게다가 착륙 후 잔뜩 부푼 풍선을 열댓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바람을 빼느라 무진장 애를 썼다. 선장이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을 위해 팁도 내라고 말해서 모두들 조금씩 각출. 혹시, 그 사람들이 보수없이 그 팁 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겠지? 문득 걱정이 되어서...


무사히 열기구를 타고 다시 나일강 선착장으로 왔다.


이제는 배를 타고 다시 동안으로 넘어가는 중. 여기서 아까 촬영한 DVD를 사라고 말을 하는데 생각보다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열기구 투어는 재미는 있었지만 와! 대단하다! 뭐, 이런 느낌은 없었다. 카파도키아보다 저렴하게 한번 탔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올빼미 스타일 가족인 우리가 새벽부터 움직인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룩소르에서 하루만 묵기로 했기 때문에 카르낙 신전을 오늘 꼭 가봐야 한다. 아이들의 원성이 대단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행히 12시까지 체크아웃을 하면 된다고 해서 아침(퀸즈밸리 호텔의 아침은 최악! 종류도 없고 이미 준비해놓은 음식은 시들시들. 너무하는 군!)을 얼른 먹이고는 4시간 정도를 더 재워 원성을 무마해본다.


호텔 체크아웃 한 후에 만도씨를 다시 만나 기차표(이번엔 슬리핑 기차가 아닌 1등석 기차표를 끊었다. 만도씨가 어제 저녁에 한번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어디서 구해온 것. 좌석도 조금 떨어져 있고, 정가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불렀지만 슬리핑 가격에 비하면 그게 어디야? 고마워요, 만도씨~)를 받고 현금을 인출한 후에 그가 잡아준 택시를 타고 신전으로 갔다. 원래는 현지인들이 많이 타는 봉고를 타려고 했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그쪽 방향의 봉고가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탄 것. 

여기는 카르낙신전 앞에 있는 전시장. 신전의 모형도 있고 신전을 발굴할 당시의 사진 등이 있어서 구경할 만하다.


이집트에서 최대 규모라는 카르낙신전, 입구에서 표를 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스핑크스가 줄지어 맞이한다. 


머리는 산양의 머리를 본 딴 스핑크스 들. 학자들은 300개가 넘는 스핑크스가 있었을 거라고 추측한다는데 지금은 50여개만 남아있다고 한다.


스핑크스들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카르낙 신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하지 않을까 싶은 대열주(콜론)들. 모두 134개의 열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진짜 규모가... 24m의 열주 12개와 19m의 열주 122개가 빼곡이 열을 맞춰 서 있는 모습이 사람을 압도한다.  각 열주에는 왕의 치적이 새겨져 있는데 아직까지 채색이 남아있는 것도 많다. 피라미드를 보고 감탄했던 마음이 여기서 또한번 감탄하게 된다. 저 거대한 열주들을 어떻게 만들었을지... 


열주들이 만드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하다. 저 높은 곳까지 왕의 치적이나 업적을 아로새겨 백성을 통치했던 왕들이여~ 인간이란... 뜬금없이 드는 생각에 얼른 고개를 숙였다.


엄청 뜨거운 날씨에 헉헉거리는 사람들에게 대열주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여 사람들을 쉬게 해준다. 우리도 여기서 놀며 쉬며, 따가운 햇볕 덕분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덕분에 열주들을 천천히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오른쪽 기둥의 위쪽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카르낙 신전이 이집트의 주 신인 아몬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것은 알지만 세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던 우리로서는 저 그림을 보고 의견이 분분했다. 사람일까? 신일까? 부터 시작해서 왜 저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까지.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끼리 말해봐야 맨날 뱅뱅 돌고. 신전을 다녀온 후 찾아보니 저 모습은 풍요의 신인 민(Min)신 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너무 길어서 패스~하고^^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람세스인데 민신에게 정력과 패기를 달라고 기원하는 모습이라고. 


열주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있는 벽과 기둥에도 빼곡이 새겨진 부조들.


많이 훼손되고 허물어졌다고 해도 남아있는 모습만 보면서도 크다, 웅대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모습도 전체 신전 중 발굴된 아주 일부분이라고 하니 발굴이 모두 되면 그 규모가 어떨지...


훼손돈 건물들 위로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오벨리스크를 보면 참 어쩔 수 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이 든다. 이집트의 문화유산인 오벨리스크가 다른 나라에 있는 이유는?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생각하면 그저 침묵... 역사니까...


완전 얼굴이 익어버린 징이로키. 힘들어서 싫다는 걸 억지로 세워 사진을 찍었는데 어찌어찌 웃는 모습이네^^


다 부서지고 하체만 남은 거상. 람세르2세가 아닐까? 저 거상이 누구인지 전혀 관심없고, 뜨겁다구요~~ 라고 소리없이 외치는 징이로키의 몸짓 ㅎㅎ


질식할 것만 같은 날씨에 아이들도 우리도 모두 헉헉거린다. 제일 안쪽에 있다는 지성소와 샘은 포기하고 기어가는 듯 나오다가 스핑크스를 다시한번 확대해서 찍어본다. 자신을 아몬신의 적자라고 생각했을까? 람세스2세가 당당하게 스핑크스 턱밑에 아로새겨져 있다.


카르낙 신전을 보고 점심겸 저녁으로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아주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너무나 빵빵한 에어컨 덕에 추워서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시간을 때워본다. 참다 참다 못해서 다시 따뜻한 바깥으로 나오니 해가 지고 있어 열기가 많이 수그러졌다. 잠시 룩소르 신전 앞 광장에 앉아서 기차 시간을 기다린다. 

주말이라 그런지 광장 여기 저기에 가족끼리 나와서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마침 옆에 앉아있던 삼대가족인 세모녀와 눈인사를 나누고 외워두었던 이집트말로 인사를 하니 너무 좋아하며 순박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제 룩소르를 떠나야 할 시간. 룩소르 신전에는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노을이 지고 어두움을 밝히는 전등이 켜진 모습을 한 컷 찍는 것으로 달래본다.


일찌감치 역에 나와서 우리 기차를 기다리는 중. 이번엔 슬리핑 기차가 아니고 오전에 만도씨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역에서 다시 만났다. 아마 또 다른 여행자를 기다리려고 나왔나보다. 아스완에서 만난 만수씨가 말이 조금 적고 안정적(?^^)인 모습에 비해 만도씨는 계속 분주하다. 성격인 듯^^ 

두 사람 덕분에 짧은 시간 동안에 두 지역을 모두 여행하고 다시 카이로로 돌아갈 수 있어 고맙다.

아참! 여기서도 순타와 불닭이 부자지간임을 안 만도씨가 정말이냐?고 몇번 물어본다. ㅋㅋ 순타야, 다른 곳에 가면 이제는 아빠랑 형제지간이라고 해보자~~ㅎㅎ


기차 1등석을 타고 카이로로 돌아왔다. 만도씨가 기차안까지 같이 타서 유창한^^ 이집트 말로 다른 분한테 양해를 구해줘서 자리도 같이 앉을 수 있었다. 슬리핑에 비하면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시와 갈 때 탔던 버스보다 더 좋은 좌석이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게다가 버스와 달리 일어나서 왔다 갔다 할 수도 있으니 다리가 아프면 움직일 공간도 있고. 아! 기차표가 아스완에서 룩소르 올때 받았던 기차표랑 조금 달라서 혹시나 검표원이 뭐라 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아무 말도 안하더군. 기차표는 전산으로 뽑히는 거랑 수동으로 된 거랑 혼용해서 쓰는 지도...


아, 이 사진은 징이로키가 만도씨네 식당에서 닭볶음탕을 먹을 때 방명록에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린 것. 평소 그림풍은 아닌데 위에 어떤 어린이가 그린 그림을 보더니 이렇게 그려났네^^;: 그리고 아부심벨을 아빠심벨(?)이라고 적으며 농담도 하고... 다 컸네, 징이로키. 마미랑 형아도 적으라고 해서 한 마디씩!


아침에 카이로 도착해서 우리 집같은 오락에 오니 우리 오는 걸 알고 사장님이 맛난 아침도 남겨주셔서 감사하게 냠냠하고 식탁에서 오손도손^^ 대화 중. 사진에 있는 어여쁜 처자는 혼자 여행중인 연경씨^^ 이 처자는 나중에 아르헨티나에서 다시 만나기로 되어 있다. 


며칠 간 열심히 따라다닌 고생한 아들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숙소에 있던 사람들끼리 모의^^해서 시킨 할아버지 치킨. 양이 엄청나다. 순타는 좋아서 죽는 중~~~ 

자, 오늘은 치킨 먹고 오락에서 오락성 쉼을 하다가~~ 내일은 다합으로 가자~~ 아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