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독일

41. 독일 - Schuwangau 슈방가우 - 노이슈반슈타인 성

여행숲 2012. 9. 7. 05:53

처음 우리가 세계일주를 계획할 때는 독일은 거의 '바이 패스'였다. 일부러 그랬던 것은 아닌데 루트를 짜다보니 이상하게도 독일은 며칠 머물거나 지나가는 경로로 선택이 되었던 것.

하지만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으로 머물고 우린 독일에서 많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로텐부르크를 떠나 그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슈방가우로 출발한다. 슈방가우는 경치가 좋은 곳이라 독일 사람들이 많이 간다던데, 아직 성수기라 캠핑장에 자리가 있을지 조금은 걱정을 하며 길을 떠난다.


독일 역시 넓은 영토지만 매번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다. 국도를 달리며 본 모습...


슈방가우에 도착하자, 우려가 사실로.. 

ACSI 홈피에 나와있는 세 곳의 캠핑장 중 처음 간 캠핑장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ㅠㅠ하고 말았다.  넓은 캠핑장을 차지하고 있는 캠핑카나 고정 캐러번 사이에 텐트족을 위한 자리는 나무 그늘도 없는데 아주 쬐그만 공간이 배당되어 있었다. 게다가 거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트를 치자고 했지만 잠시 고민끝에 마미와 아이들이 다른 곳을 가보자고 하여 리셉션에 취소를 하고 다시 이동 시작. 하지만... 그 주변의 캠핑장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였다. 독일사람들이 좋아하는 휴양지긴 한가보다...

캠핑장을 몇군데 계속 돌다가 급기야 사고(?)까지 발생. 비포장 돌길을 달리다 쿵!쿵! 소리가 났는데 이때 우리 애마군 밑부분의 볼트가 몇개 풀어져서 집을 나간 모양...ㅠㅠ 급히 차를 세우고 임시 조치를 한 다음 이번엔 캠핑장이 아니라 정비소를 찾아나섰다.  시계는 6시가 가까워옴을 알리고... 이들의 칼퇴근을 아는지라 우리는 맘이 급해지고...

가장 가까운 정비소에 마침 친절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free로 볼트를 갈아끼울 수 있었다.. 휴....

그리고 우린 내친 김에 슈방가우 가까운 호수를 벗어나 좀 더 위쪽의 호수 주변의 캠핑장을 찾아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맘에 쏙 드는 캠핑장을 발견했다. 18ha의 넓은 캠장에 텐트족을 위한 공간도 아주 넓은, 게다가 한산하기까지 한 호수 앞 캠장... 흐흐흑...  이렇게 좋을 수가...

사진에 점점히 박힌 흰 점은? 바로 백.조.랍니다~ 

뭔가 느낌이 오죠?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호수에 점점이 놓여있는 백조들...^^


텐트 전용 사이트에 아주 프리하게 두 개의 텐트를 구축하고...


하루를 푹 쉰 다음, 우리는 드디어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찾아나섰다. 우리 캠핑장에서는 차로 20분 정도 가면 된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다.


성에 오르려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혹은 버스로 혹은 마차를 타고 오르게 된다. 주차비는 생각보다 저렴. 


아~~~ 그러나.. 주차장에서 바라 본 우리의 백조의 성은 부상당한 듯 보인다.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하는 듯... 

불닭 왈, '왜 하필 우리가 왔을 때 보수를 하는 거야? 그냥 돌아가야 하는 것 아냐?' 그러게.. 그래도 우린 포기할 수 없어서 그냥 올라가보기로...


씩씩하게 올라가는 세 모자 옆으로 마차를 타고 유유히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우리도 살짝 고민을 했지만 오히려 그 줄을 보고는 하이킹을 선택!

하이킹을 하면서 올라가는 길도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는 포장된 길이 있고, 지름길이지만 조금 더 가파른 길이 있는데 우리는 지름길을 선택해서 올라갔다. 생각만큼 가파르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더 좋았다. 게다가 올라갈 때는 아침 나절이라 숲의 여러 내음이 풍겨와 아주 기분좋게 올라갈 수 있었다. 마미는 송이버섯 내음까지 맡았다고^^


우리의 목적지는 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오롯이 볼 수 있는 마리엔 다리! 이곳에선 성이 아주 잘 보인다고...


드뎌 다리에 도착! 그런데 다리가 높은 계곡 위에 설치되어 있어 후덜덜해요. 마미는 넘 무서워 한동안 걸음을 잘 떼지 못했다는 소문이^^


천만다행으로 이쪽에서 보이는 성은 보수작업을 하고 있지 않아서 아름다운 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먼 거리를 헉헉거리며 올라와 뺨이 빨개진 징이로키가 성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성도 성이지만 다리에 서면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줘서 더 웃음을^^


순타도 기분좋게 웃음 짓고^^


날씨도 성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데 일조를 하네.


무서워 덜덜 떨던 마미가 이제 적응이 되는지 함박웃음을^^


마침 한국 청년들이 지나가길래 부탁해서 찍은 가족 사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리엔다리까지 와서 성을 보고 사진을 찍고 돌아가지만 우리는 다리 건너 이어진 길이 있어서 더 올라가봤다. 이런 길이 쭉~ 이어지는데 얼마 가지 않아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게 되어 있어 마미와 징이로키는 못올라가고 불닭과 순타만 올라가서,


바로 이 사진들을 찍어왔다!! 


한참있다 내려온 순타가 너무 좋아서 내려오기 싫었다고 말하네. 마미도 올라가고 싶었는데... ㅠㅠ  


나중에 가족사진을 찍어준 청년들도 올라갔다 왔다고 해서 물어봤더니불닭과 순타가 올라간 길은 원래 길이 아니고 지름길처럼 난 가파른 길이었다는... 어쩐지 아무도 그리로 안 올라가더라니... 


내려올 때도 징이로키는 조금 힘들게 내려오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경치를 본다는 것으로 만족^^


성을 내려와 맞은 편에 있는 호엔슈방가우성을 배경으로 한 컷!


징이로키도 한 컷!  자신의 아버지가 지은 성인 호엔슈방가우 성에 머물며 자신의 성, 노이슈반슈타인성이 지어지는 걸 보곤 했다는 루트비히2세. 하지만 그의 말년은 행복하지 않았고 종국에는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니 성을 바라보는 마음이 좀 씁쓸했더라는...


우리가 머물던 via Claudia 캠핑장은 머물기 아주 좋은 곳이었는데, 다만 밤마다 센 바람과 비가 내리고 낮에는 맑은 날씨가 되는 것이 반복되어 신기했다는...


이 곳에서 아주 큰 무지개도 보았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본 선명한 무지개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기 전에 우리는 아주 큰 사건(?)을 겪었는데...


사진은 아주 평온해 보이지만 ㅠㅠ

노이슈반수타인성에 다녀온 오후에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빌려줬다. 자전거를 타기에 최상의 길들이 있었기에. 그런데 하루 종일 잘 놀다가 자전거를 반납하기 위해 아이들이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거의 폭풍 수준의 비바람이 몰아쳤다. 마미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반납하러 간지도 모른채 쌀을 씻으러 갔다가 텐트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발이 묶여버렸고, 거센 바람에 텐트와 타프를 잡고 있던 불닭은 모든 걸 놔둔채 아이들을 찾으러 갔다는...

폭풍 수준의 비바람은 거의 20여분간 지속되었고, 아이들은 한치 앞도 안보이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반납하는 곳까지 갔더라는 ㅠㅠ 자전거 대여점의 아저씨가 놀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불닭이 차를 가지고 아이들을 찾으러 가다보니 가로수가 뽑혀서 차들이 가지도 못하고 있어서 불닭은 인도로 차를 몰아 길을 돌아서 아이들한테 갔다는 전설아닌 전설같은 얘기가...

폭풍(?)이 끝나고 다시 모인 가족들. 너무 놀란 징이로키를 진정시키기 위해 불닭은 맛있는 걸로 안정시키겠다고 고기를 열심히 구웠다고... (사실, 오늘 고기를 구우려고 1회용 숯불을 피우다가 폭풍이 몰아쳐 모두 꺼져버린 슬픈 사연도...)

지금까지 여러 경험을 했고 또 앞으로의 여행 중 많은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오늘 같은 경험은 다시 하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