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

29. 영국 - HighLand지방 - Skye섬 - Portree - Fairy Glen

여행숲 2012. 8. 1. 06:27

스코틀랜드에서 첫번째 들른 에딘버러를 떠나 드디어 하일랜드 지방으로 가는 날.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합병되면서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였고 그 중에서도 하일랜드 지방은 한 마을이 잉글랜드에 의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학살을 당한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우리는 그 하일랜드 지방에 막 들어섰다.  풍광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초입부터 느낄 수 있었다.

초록이 눈 닿는 곳이면 어디나 펼쳐져 있다.


무한한 초원과 산들 사이로 길 하나만 오롯이 나 있다.


연한 하늘빛과 어우러진 구름들이 우리들의 하일랜드 입성을 반겨주고 있다. 날씨마저 우리를 반겨주고... 신난다!


드디어 우리가 묵을 Fort William의 캠핑장 도착. 에딘버러에서 며칠간 아파트에 묵고났더니 캠핑장의 파아란 잔듸가 너무나 반갑다. 

캠핑은 힘들고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이렇게 탁 트인 야외에서 지내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점. 


우리는 나무 그늘을 살짝 피해서 조금 안쪽으로 사이트를 구축했다. 하일랜드 지방은 또 얼마나 추울지 몰라서 아예 그늘을 피한 것. 

햇살은 뜨거워도 그늘로 들어가면 넘 추워~~~ 특히 마미는 추위를 잘 타니 마미를 위해 햇살속으로~~~

캠핑장 뒷편에 있는 강. 오리들이 여러마리 맛난 식사를 하고 있는 걸 보았다.


캠핑장에서 하루 묵고 난 다음 날, 우리는 네시가 나왔다고 한번씩 외신을 통해 들었던 네스호를 보러 갔다. 하일랜드는 호수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네스호는 아주 큰 호수였다. 정말 네시가 나올 듯한 거대한 호수를 따라 올라가다 네스호 센타에 도착.

이 곳에서는 네스호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로 영상으로 보여주는 곳이었는데 물론 네시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네시를 보았다고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 그리고 그 증언들을 쫓아 네시를 찾기 위한 과학적인 시도들에 대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결론적으로 네시는 있다? 없다? ..... 과학적으로 보아서는 네시는 없다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었으나 그 많은 사람들의 증언은 어찌 설명해야 하는지.. 라며 여운을 남기면서 판단은 우리 각자의 몫이라는.... ^^


네스호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서 이어져있는 기념품 샵. 불닭이 재미난 네시를 발견하고는 사진으로 찰칵. 네시가 스코틀랜드의 전통 모자를 쓰고 있다. 귀여버~~


벌써 유럽의 여러 곳을 다녔지만 우리는 경비도 경비지만 보관이나 나중에 짐을 처리하는 문제때문에 기념품 사는 것을 아주 억제하고 있다. 징이로키는 이 곳에서도 네시를 데려가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며 지레 체념하고는 마미에게 살짝 얘기를 했나보다. 마미가 아빠에게 한번 부탁해보라는 말에 망설이다가 얘기를 하자 의외로 아빠가 흔쾌히 한 마리 입양하도록 허락하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실은, 회색 네시를 입양하려고 했으나 그 네시는 발이 마음에 안든다며 고심 끝에 초록 네시로 입양~


네스호 센터의 화장실. 징이로키가 네시와 같은 포즈를 취해본다.


이 곳은 네스호 센터 옆에 있는 또다른 네스호 관련 센터인데 우린 네시 동상 앞에서 사진만 찰칵하고는 통과~


사진이 흐리게 나왔는데 이 곳이 Fort Augustus. 이곳에서 우린 보기드문 것을 보는 행운을 갖게 된다. 바로 여기가 도크식으로 운행하는 항구였던 것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배 한대가 막 올라간 상태였다. 막 서운해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요트 한 대가 내려갈 차례! 야호! 신기한 구경을 하게 되었다!


여러 개의 문으로 되어 있고 높은 곳의 물을 낮은 곳으로 보내 높이를 같게 만든 후 수문을 열어 요트를 한 칸씩 옮기는 방식이다.

 

요트에 두 명이 타고 있고 다른 두 명은 내려서 배를 끌고 가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아 보였다. 이 배를 한 칸 한 칸 옮기기 위해 여러 명의 직원들이 나와서 일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줄을 잡고 있는 아저씨한테 물어보았단다. '기분이 어때요?' 그랬더니 아저씨 왈, '우리 개를 끌고 다니는 것 같아요' 그랬다고. 추위 속에서 배를 느리게 한 칸 한 칸 옮기는 와중에도 돋보이는 아저씨의 유머~


드디어 마지막 다리까지 물의 높이가 맞춰졌고,


이 요트는 낮아서 다리를 열지 않고 그 밑으로 지나가고 있다. 이 요트보다 높은 배가 오면 저 다리를 치우고 배가 지나가게 하는 듯. 네스호를 다녀오는 중간 길목 쯤에 있는 Fort Augustus에서 진귀한 구경을 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하일랜드에서 두번째로 우리가 간 곳은 Skye섬이다. 우리가 묵던 Fort William에서도 거의 2시간 가까이 달려서 가야 닿는 섬인데 가는 도중 만나는 풍경이 매번 그림이다.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려 다니는데 좀 고생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하늘이 맑게 개고 있다. 유럽의 구름은 어딜 가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곳도 마찬가지.


길을 가다 보면 주의 표지판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곳은 양이 많은 지역이라 양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많다.


그림 같은 풍경들을 보며 즐겁게 달려와 닿은 또 다른 항구도시 Portree. 작은 도시였지만 아기자기한 것이 앙증맞기까지 한 곳.


이 항구에 파스텔톤 집들이 늘어서 있다고 해서 우리도 가보았다. 이중 제일 오른쪽 편 건물은 Local Fish로 요리를 해준다는 식당. 맛있겠다~ 우리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이 식다에서 한번 먹어보기로 하고 일단은 점심 시간이 되지 않아 pass~


제일 왼쪽은 guest house였다. 이름도 'Pink Guest House'이다^^ 인기가 좋은지 Full이라고 적혀있었다.


항구의 또 다른 모습. 이 곳을 지나다니다 Local Fish라고 씌여져 있는 상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식당은 아니고 생선을 파는 곳이었다. 마미는 생선좀 먹어보자고 뭐라도 사가자고 했지만 불닭은 별로... 아해들도 별로... 


우리는 Fairy Glen을 찾아가는 길이라 Portree에서 다시 좀더 북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멋있는 풍광에 차를 잠시 멈추고 구경하던 마미. 추위로 어깨가 움츠러져 있다.


드디어 도착한 Fairy Glen. 얼굴 까만 양이 길 옆에 우아하게 앉아있다. 어! 그러고보니 발목도 까만 색이네^^


드디어 Fairy Glen에 도착해서 작은 언덕에 올라갔다. 폼을 잡고 있는 징이로키. 사실 저렇게 멋있게 서 있지만 이곳은 양과 소들의 응가가 아주 많이 있던 곳이라, 엄마!! 엄마!! 하면서 응가 피해 발걸음을 조심 조심 옮겼던 곳 ^^


그리 높지 않은 언덕들이 쭉 늘어서 있는 Fairy Glen의 모습


울퉁 불퉁하고 꼬불꼬불한 듯한 땅의 결이 마치 영화에서 보는 듯한 모습이다.


징이로키의 멋진 포즈에 이어 순타의 포즈~!


작은 연못도 있고 뭐든지 자그마한 모습이다. 나무도 낮은 나무들이 서있다.


처음 올라간 언덕을 내려와 이번에는 맞은 편에 있는 조금 높은 언덕을 올라가기로 한다. 운동화도 신지 않고 크룩스로 도전하고 있는 징이로키의 모습.


처음엔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볼까? 하다가 다소 무리가 있어보여 그 옆 좀 낮은 언덕으로 우회.


언덕을 다 올라온 뒤 형아한테 가서 뭘 그리 얘기하는지...


징이로키의 얘기는 이어지고 순타는 심각하게 듣고 있고... 너희들 혹시... 또 그리고 있는 만화 얘기니?


낮은 돌담과 낮은 나무들... 정말 요정이라도 나올것 같은 모습이었다.


서로 마주 보고 다정하게 서 있는 나무들.  Fairy Glen은 작은 곳이었지만 이름처럼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드는 곳이었다.


 Fairy Glen을 뒤로 하고 다시 숙소로 향하는 길. 오늘은 하일랜드의 좀 더 깊은 속살을 본 것 같아 너무나 기분 좋은 하루. 차가 없으면 쉽게 가 볼 수 없는 곳까지 갈 수 있어 이것이 자동차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