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스페인 Barcelona 2 - 마미's 첫번째 도시로 등극되다!
하루 종일 이어진 가우디 투어는 가족들 모두 만족하고 행복했지만, 그래도 저질 체력의 가족이라 힘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린 다음날 푸~욱 쉬기로 했다. 마침 캠핑장이 해변 옆이라 Oliva에서처럼 쉽게 바다로 갈 수 있었다. 깔개 하나 깔고 파라솔 하나 꽂아두면 우리의 쉼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바다에도 갔다가~
사이트로 돌아와서 맛난 점심도 해 먹고~
다른 사람들이 해변에서 재미나게 치던 탁구같은 것도 하나 사서 열심히 운동도 하면서 우리는 하루를 캠핑장에서 잘 쉬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 가족은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 시내로 나갔다. 이유는? 바로 구엘 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다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투어를 할 때는 정해진 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족들이 가우디의 건축물을 모두 좋아하게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마미의 강력한 요구 (내지는 협박^^ 난 구엘 공원에서 여유있게 산책도 하고 점심도 먹고 그러지 않고서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수 없다!)에 모두들 두 손 두 발을 들었기 때문에 ㅎㅎㅎㅎ
투어를 할때 공원에는 오후에 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사진도 못찍고 여유롭게 보질 못해서 사실, 가족들이 모두 조금은 아쉬워하던 차에 마미가 너무 좋아하니깐 다들 한번 더 가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불닭과 순타를 사로잡았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다시 한번 가기로~!
캠핑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카탈루냐 광장까지 가서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구엘 공원으로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셀카 놀이에 빠진 불닭과 징이 로키
다시 찾은 구엘 공원의 정문. 징이 로키의 얼굴이 다소 지친듯 보이네? 지하철을 타고 왔더니 역에서 공원까지 좀 많이 걸었더니 덥다고 헉헉 거리다, 겨우 사진 한장 컷!
헨젤과 그레텔에 나올 것만 같은 과자집 모양이 참 재미있다. 이 곳은 정문쪽에 있는데 관리인의 처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기념품 판매를 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오전이라 투어때 보다 사람이 확실히 적다. 정문에 들어서자 나오는 분수 앞에서 사진찍기도 성공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 분수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려서 투어 때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도마뱀 분수 사진도 찍고
불닭과 징이 로키는 결국 도마뱀의 반대편에 기대어 앉아 사진 찍기 성공!
도마뱀 분수의 뒷 자태. 실제로 보면 커다란 도마뱀이 사랑스럽게 보일 정도로 색감이 참 예쁘다.
선글라스를 낀 사나이! 언뜻 보면 주윤발 같은.... ㅎㅎ
3cho의 당당한 사진! 어디, 한 건이라도 하러 갈 듯한 자세!
매번 찍사를 하느라 사진에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불닭의 연이은 사진. 음.. 배가 좀 들어간 것 같군 ㅎㅎ
더위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선 세계 어딜가나 보이는 음료수로, 불닭과 마미를 위해선 시원한 생맥주 하나. 그런데 세상에 맥주가 너무 싸. 비싸서 여기 와서도 외식은 거의 생각지도 않는 우리도 맥주는 쉽게 손이 간다. 어떨 때는 음료수보다 맥주가 더 싸니, 많이 먹어줘야겠지? ㅎㅎ
시원한 맥주와 음료수로 더위를 식힌 두 부자가 공원 운동장의 '구불구불 의자' (사람들은 뱀모양 의자라고 하던데, 맘에 안든 마미가 구불구불의자로 명명)에 앉아서 한껏 고무된 표정. 불닭은 맥주먹고 헤헤 한다지만 순타는 음료수를 먹고 헤헤?
우리 식구 중 제일 팔이 긴 순타의 직찍! 이때 그늘이 마침 우리가 앉은 의자 주위만 드리워져 있어서 우린 이 자리를 차지한 후 한~참이나 앉아서 사람들 구경도 하고 멀리 바다도 보고 얘기도 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그래! 여유있는 여행은 바로 이런거야~~ 이러면서...
나무 그늘아래에서 망중한에 빠진 마미
'구불구불 의자'는 이런 선명한 색상의 타일 조각들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긴 의자이다. 수백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을 듯한 긴 의자인데 모양이 구불거려 더 재미있다. 앉아보니 너무나 편안한 의자. 이 의자에 앉아서 허리와 등을 바짝 대고 고개를 눕히면 거북목도 치료가 된다는 전설이.... ㅎㅎ
우리의 신나는 점심 식사. 공원내에 있는 피크닉 구역에 앉아서 싸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아주 간단한 점심을 들고 있다. 반찬이 뭐냐구요? 비밀~~~
공원에는 여기 저기에 거리의 악사들이 나와있었는데 이들은 누구나 들어봄직한 곡들을 연주해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시원한 터널 그늘 아래서 그들이 연주하는 생음악을 듣고 있자니, 지금 이 시간 만큼은 부러울 게 없는 듯. 한참을 악사들 앞을 떠나지 못하고 연주를 듣다가 부끄러워 하는 징이 로키를 시켜서 동전을 주고 우리는 자리를 떴다.
오전에 도착해서 한가하게 거닐다 구경도 하고 가우디가 좋아했다는 알로에도 실컷 보고 마음껏 정취를 즐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향한다. 언제 다시 이 공원을 거닐어 볼 수 있을까?
투어때처럼 버스를 타고 성당으로 가려고 했으나, 이날이 무슨 휴일인지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오지 않는다. 오래 기다리다 결국 지하철로 이동하여 성당으로 향했다.
이 출구를 따라 올라가면 수비락스가 완성한 '수난의 파사드' 쪽으로 나가게 된다.
오늘은 우리 맘대로 투어이기 때문에, 지하철을 나와서 길 건너 공원으로 건너가 조금 멀리서 '수난의 파사드' 면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에서 볼 수 없던 성당이 전체적으로 보인다. 가우디의 작품도 맘에 들지만 수비락스의 간략화하고 상징을 사용한 작품도 보면 볼수록 마음에 울림을 준다.
가운데 있는 이가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렸던 성녀 베로니카. 그리고 제일 왼쪽에 측면이 보이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가우디입니다. 특히 유럽의 성당에는 수호 성인 등 성인들을 조각해 세워놓긴 하지만 가우디는 성인도 아닌데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이 성당과 함께 평생을 한 가우디를 후대 사람들이 기리기 위해서 조각해 놓은 것은 아닐지. 실제로 가우디를 성인품에 올리기 위해 교황청에 신청을 했다는 가이드 샘의 설명이 있었다. 가우디의 묘도 이 성당 지하에 있는데 원래, 성당에는 성직자 아니면 묘를 만들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말년에는 마치 수도사처럼 가진 소유도 없이 성당 짓는 데만 온 힘을 다했다고 한다. 그리고 늘 자신의 작품에 신앙을 새겨넣었고 이 성당을 건축하는데 공을 인정받아서 묘를 만들어준 것일 것이다.
공원에서 올려다 보아도 한참 고개를 올려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높다. 전 세계의 어떤 성당도 로마에 있는 성베드로 성당보다 크게 지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높이는 제한이 없는 것 같은데 이 성당이 모두 완공되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성당이 되지 않을까? 공원 카페의 의자뿐만 아니라 공원 벤치도 빈자리가 없이 성당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포도 모양의 저 창문과 뾰족한 모양의 작은 탑들은 성작을 의미하는 듯... 이쪽 면부터 아직 남아있는 남쪽 면 즉, '영광의 파사드'가 될 면이다. 이 면까지 모두 완공이 되고 내부가 완성되는 그 날을 2026년으로 계획해 놓았다고 하니, 기다려 볼까나? 이 성당이 다 지어지는 연도는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모른다'였었는데 교황님이 한번 다녀가신 후에 완공 목표 연도를 잡았다는 말도 있다. 2026년은 가우디가 사망한지 2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단다.
가우디가 완성한 '탄생의 파사드'면 길 건너 있는 거리의 카페. 우린 이곳에서 콜라와 맥주를 시켜 자리를 잡고는 한참 성당을 보며 앉아 있었다. 이러다 맥주 먹는 맛에 빠져 버릴지도... 정말 맛있긴 하던데...
맥주 한 잔에 신이 난 불닭.
정말 아득하게 높다. 아직 예수님을 상징하는 제일 높은 탑은 올라가지 않았다는데. 그 탑마저 올라가면 아마 이 성당 전체를 사진에 담으려면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서 찍어야 할 듯.
'탄생의 파사드'의 한 부분. 수비락스의 조각과는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울퉁불퉁하기만 해 보이는 것이 가까이 보면 이렇듯 성경의 말씀들을 아로새겨놓았다.
지나가던 서양 아줌마한테 우리 가족 사진 한번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단칼에 'No!' 당하고는 그냥 우리 세 사람만 찍! 그렇게 보이던 한국 사람들도 이 때는 안보이네 ㅠㅠ
사실 성당은 아직 완공되지 않는 '영광의 파사드'면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계속 공사가 되고 있었다. 가우디가 계속 살아 있었어도 성당은 느린 속도로 완성을 향해 계속 ing하고 있었을 거라고 하니... 2026년에 정말 완공이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일 듯.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굳이 그런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해도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곳곳에 자신의 자취를 남겨놓고 있었다. 관광객이 그 것을 보러 오든 오지 않든 그렇게 자리를 잡고 있느 것이다. 카탈루냐와 바르셀로나를 너무 사랑해서 다른 지방에서 와서 일을 해달라고 해도 이 곳을 떠나지 않았다는 바르셀로나!
그 바르셀로나가 드디어 마미의 사랑하는 도시 첫번째로 등극이 된 순간이다. 오늘 하루를 마감하며 한 마미의 한 마디!
"꼭 다시 오고 말거야! 바르셀로나~~"